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2
21.
이미 강석년이 말한 사흘이 지나고도 일순(一旬)이 지났다. 중원 군의 영도들은 매일 공손 소전을 찾아 논공행상(論功行賞)을 물었지만, 강석년의 속을 모르기는 공손 소전도 마찬가지였다. 막대한 희생을 감수한 승리인지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공손 소전의 처지가 궁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혹시 언제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영이 내릴지 천기를 살펴줄 수 있겠소?”
공손 소전이 어렵게 산천관 뇌조에게 물었다. 뇌조는 대답 대신 조용히 향을 피우고 점구(占具)를 정돈하고 작괘(作卦)를 시작했다. 결과는 최종적으로 지수사(地水師) 괘의 상육(上六) 효를 가리키고 있었다.
䷆
대군유명, 개국승가 소인물용(大君有命, 開國承家 小人勿用)!
큰 임금이 상을 내리니 위로는 나라에 이롭고 아래로는 집에 이롭다. 이것은 소인과는 무관하다.
점사(占辭)를 받아본 뇌조도 그렇고 점을 쳐 달라고 한 공손 소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우 평범한 점사인데 무슨 소리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자가 새겨봐도 되겠습니까?”
아들 공손 헌원(公孫 軒轅)이 어느새 뒤에 서 있었다. 공손 소손과 뇌조는 헌원을 보면 저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럴 수 있겠느냐?”
점사를 넘겨받은 공손 헌원은 미간을 모으고 점사를 응시했다. 그는 잠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문제는 두 개이고 해답은 하나입니다”
“................................................”
공손 소전과 뇌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헌원을 바라보았다.
“ 9년에 걸쳐 80 마두를 모조리 제압해,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화평 중원을 달성한 강석년은 중원지존 태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큰 임금(大君)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첫째 문제입니다.”
공손 소전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뇌조는 점사를 찬찬히 다시 살펴보고 있었다.
“ 상이 있으려면(有命) 큰 임금(大君)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임금은 있지만 큰 임금을 없습니다. 이것이 둘째 문제입니다.”
“그래 해답은 무엇이냐?”
공손 소전은 다급히 물었고 뇌조는 헌원의 입을 쳐다보았다.
“ 소인물용(小人勿用)! 즉 큰일을 한 아버님께서 큰 임금을 만드셔야 합니다.”
순간 공손 소손과 뇌조는 서로 바라보았다. 잠시 후 공손 소손은 급히 밖으로 몸을 움직였다.
대문 그림 :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文)에 나타난 명(命)자이다. (출처; https://me2.kr/DWIGV, 검색일, 202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