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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두교주 Jan 28. 2023

치우 천군 (蚩尤 天君) 22

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2


22.


   진마 총령 공손 소전(鎭魔 總領 公孫 小典)의 깃발을 선두로 수천의 중원 군은 일사불란하고 위풍당당하게 중원 대가(中原 大街)를 행진했다. 이들의 후미엔 거지꼴을 한 사로잡은 마군을, 굴비 엮듯이 줄줄이 엮어 백성들이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일소 마두(一掃 摩頭), 화평 중원(和平 中原)”

마두를 일소했다. 중원은 화평하다! 중원 군은 반복해 구호를 외쳤다.   

  

“중원지존 태일, 만세! 만세! 만만세!” (中原至尊, 太一 萬歲! 萬歲! 萬萬歲!)“     

  카일곡 대막녹주의 영웅 공손 소전은 우렁찬 목소리로 구호를 선창 했다. 중원 군은 메아리처럼 따라 했고 멋도 모르는 백성들도 하나, 둘 따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사람의 물결은 태일 궁 앞에 당도했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뜨거운 열기는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와와~ 와와~ 중원지존 태일이다~~“ 


  “일소 마두(一掃 摩頭), 화평 중원(和平 中原)”


“중원지존 태일, 만세! 만세! 만만세!” (中原至尊, 太一 萬歲! 萬歲! 萬萬歲!)“     

  강석년의 붉은 적곤포(赤袞袍)를 본 중원 군과 군중은 더욱 흥분했다. 이때 공손 소전이 말에서 내려 강석년의 발 앞에 부복했다.     


  “중원 군과 백성의 바람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큰 임금에 오르시어 중원 화평을 무궁히 보우하서!”  

  묵직한 공손 소전의 선천진기를 다한 묵직한 음성은 낭랑히 퍼져갔다.     


“불가(不可)하다.”     

  강석년은 손을 들어 제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몸을 돌렸다.     


  즉위대군 화평 중원(卽位大君 和平 中原)”

  큰 임금에 올라 중원을 화평케 하소서! 중원 군의 더욱 우렁찬 함성이 다시 천지를 진동했다.      


  “불가(不可)하다.”

강석년은 다시 손을 들어 거절의 뜻을 보이고, 태일 궁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공손 소전은 갑옷과 웃통을 벗고 머리를 풀어헤친 후 자신의 몸을 오라로 묶도록 했다. 그리고는 가시나무를 등에 지고 죄를 청하는 부형청죄(負荊請罪)를 했다. 스스로의 충성이 부족해 큰 임금의 길을 마련치 못한 대죄(大罪)를 범했으니 벌을 내려 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본 중원 군 전원이 갑옷과 웃통을 벗고 머리를 풀고 공손 소전의 뒤에 엎드려 통곡했다.     


  두 시진이나 흘렀을까? 다시 몸을 드러낸 강석년은 좌중을 말없이 돌아보고 멀리 남쪽 하늘을 한동안 응시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모두 일어나 옷을 입으라. 그대들은 죄가 없다!”     


  “ 공손 소전은 부족한 나를 도와 마두 무리를 일소한 공이 있다. 내 이를 기려 상태공에 명한다.”     

  좌중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이때!


  “큰 임금이 내리는 벼슬을 목숨으로 보답하되 큰 임금이 내리는 벼슬이 아니라면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큰 임금에 오르소서!”      

  울음 섞인 공손 소전의 목소리가 태일 궁에 메아리쳤다.

     

  “불가(不可)하다.”     

  강석년은 세 번 사양하는 성지(聖旨)를 내렸다.     



대문 그림; 부형청죄(負荊請罪)를 하는 모습(출처; https://me2.kr/PjALZ, 검색일, 202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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