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비엔티안을 프랑스어로 알고 있다. 하지만 순수 라오스 말이다. 비앙(vieng)은 도시를 뜻하고 티안(tiane)은 달을 가리킨다. 즉 비엔티안은 '달의 도시'라는 뜻이다. 그런데 라오스 사람들은 '위양 짠(Wiang-chen)이라고 부른다. 과거 프랑스가 라오스를 지배할 때 현지 발음 '위양 짠'을 불어식으로 표기했는데 그걸 영어식으로 읽다가 비엔티안이 됐다고 한다. 잘 이해가 안 된다. 헷갈린다.
라오스 국기에는 보름달이 표시되어 있다. 하얀색이다. 그런데 현재의 국기 말고도 과거에 국기가 여러 개 있었다. 그런데 과거의 국기에는 달이 없다. 어디 갔을까?
과거 라오스의 국기들이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인데 바로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메콩강 이쪽은 라오스 영토이고 메콩강 저쪽은 태국 영토이다. 잘 이해가 안 된다. 이상하다.
라오스는 침략을 당해 식민지가 된 나라가 아니다. 그냥 프랑스한테 식민 통치해 달라고 부탁한 나라다. 그런데 비엔티안에는 '승리의 문(빠뚜 싸이)'가 있다. 누구한테 승리했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상한 문. 일부러 이런 구도를 잡은 건 아닌데.... 사진이 좀 이상하다
이 문은 '라오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문을 만든 정부는 혁명으로 타도한 '라오스 왕국'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상징적인 건축물이 되지? 아리송하다.
건축 양식은 식민 지배자 프랑스와 피지배자 라오스의 양식을 혼합했다고 하며, 이 문을 짓기 위한 시멘트는 미국이 원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이 시멘트를 원조한 이유는 활주로 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문을 '수직 활주로'라고도 부른단다. 뭔가 뒤죽 박죽 된 느낌이다.
나는 비엔티안에서 유관순 누나와 중근이 형을 만날 줄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둘이 같이 있는 광경이라니! 물론 피곤과 허기에 지친 나그네의 착각일 수도 있으나, 그 결기에 찬 눈빛과 꽉 다문 입매는 관순 누이와 중근이 형과 어쩜 그리 닮았는지! 참 신기하다.
유관순 누나를 닮은 것 같지 않는가?
수염 기르기 전 중근이 형을 닮았다. 내 눈이 잘못된 건가?
비엔티안의 사원에는 사고 친 원숭이와 코끼리가 잘못을 비는 조각이 있다. 그런데 만들어진 코끼리가 무슨 용변을 본다고 요강을 가져다 놓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코끼리 요강(하얀색 그릇)이다. 만일 이것이 요강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좀 작지 않을까?
비엔티안의 고양이는 팔 베개를 하고 잔다.
어떤 사원의 관광 안내서를 꽂아 놓은 시설물 밑에서 깊은 잠을 자는 고양이.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돌아갔다. 나도 그랬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었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그만이지~ 뭘!
오래전 마포 어느 구석 막걸리 집 바람벽에 쓰인 글귀가 문득 생각났다. 그런데 저 자세는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실제로 하면 팔이 많이 저리다. 저 고양인 괜찮으려나?
고양인 그렇다고 치고 아침나절부터 퍼질러 자는 사람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것도 불상 앞 찬 바닥에서 베개를 베지 않고 얼굴에 얹어 놓고 자는 이유는 뭘까? 자세히 보면 뒤에 있는 불상들이 모두 잠든 사람을 외면하고 있다. 나도 발소리를 죽이며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자면 입 돌아 가는데....... 뒷 불상 중 누구도 이 사람을 보고 있지 않다. 나는 방비엥서 만난 야자 불이 방비엥 시골 총각의 창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비엔티안에 와보니 원래 존재하던 불상이었다. 물론 이 불상의 명호(이름)를 알지 못한다. 사원의 불상은 틀림없이 숭배의 대상 일 텐데...... 좀 이상한 모습이다.
아래 야자불과 비교해 보라. 아마도 야자불은 출가 이전 머리 깎기 전의 모습 같다.
방비엥에서 만났던 야자불. 영락없이 출가 이전의 모습 아닌가?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도시는 궁합이 잘 맞고 어떤 도시는 왠지 어색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이상한 느낌을 받은 도시는 처음인 것 같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대문 그림 : 현재 라오스의 국기이다. 가운데 하얀색 동그라미가 달이다. (출처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