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회주의 중화 제국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짝퉁’이다. 무엇이 됐던 일단 ‘짝퉁’을 싸게 만들어 시장을 교란한 후, 점차 시장의 본류에 진입하는 방식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진입방식이다.
심지어 공자의 짝퉁도 일찍이 존재했다. 2,000년도 훨씬 전 『사기(史記)』에 분명히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가 사후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추모를 그치지 않았다. 유약(有若)의 모습이 공자와 닮았다. 제자들은 그를 선생으로 세우고서 공자를 섬길 때처럼 했다①
웃긴 이야기지만 공자와 겉모습(狀)이 비슷하다(似)는 이유로, 공자보다 40여 세 어린 제자를 공자가 앉던 자리에 모셔놓고 공경을 다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겉모습이 비슷했던 ‘짝퉁 공자’는 제자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대다 여지없이 쫓겨나게 된다.
유약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질문한 공자의 제자가 분연히 일어나 이같이 힐난했다. “ 유자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시오. 그 자리는 그대가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니요!”②
아무리 완벽한 짝퉁도 느껴지는 분위기, 모방할 수 없는 특유의 기운(Aura)은 빠질 수밖에 없다③ 하물며 겉보기가 비슷하다고 스승으로 모신다는 발상이 대륙적이다.
이 뻘쭘한 꼴을 당했다는 유약은 공자의 제3기 제자로, 공자보다 대략 40여 세가 어리다. 그래도 공부는 적당히 했는지 유약(또는 유자)로 4번 등장한다④ 내 개인적인 느낌으론 4번 모두 김 푹 새는 꼰대틱한 가르침으로 공자와는 그 맛이 아주 다르다. 김용옥은 유약이 『논어』에서 처음으로 예약(예악)을 언급했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특유의 구라를 장황히 펼친다⑤
아래의 해석은 위와 같이 띄어 썼을 때 가능한 해석이다. 그런데 『논어』는 이렇게 띄어 쓰지 않았다 (출처 : baidu. 검색일 2024.10.16.)
유자가 말하였다. “예(禮)의 용(用-쓰임)은 화(和-조화로움)가 귀함이 되니....”⑥
더 재미있는 것은 유자의 구라에 주자(朱子)의 구라가 더해져, 일점일획도 손댈 수 없는 종교적 도그마 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지용, 화위귀(禮之用, 和爲貴)로 띄어 읽고 해석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문난적이라는 엄청난 죄목으로 처형했다. 이 시대의 도올도 주자가 비속하다면서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요게 옛날 쓰는 방식이다. 띄어쓰기는 물론 문장 부호도 없다. 따라서 여러 가지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출처 : baidu.com(검색일 : 2024.10.16.)
예지용화위귀(禮之用和爲貴)는 당연히 붙여 읽어, 예(禮)보다는 조화(和)를 강조하는 말로 읽어야 한다. 글자만 알고 구절을 알지 못하는(祗識字不識句) 주자는 옛 문장에 어두운 것이다(朱子 昧乎古文辭也)⑦ 나는 이 해석을 따른다.
그래서 제목에도 여섯 자를 붙여 놓았다!
대문 그림 : 'puma' 브랜드. 하나는 짝퉁이다. 짝퉁 중에서도 매우 진품과 비슷한(狀似) 산채(山寨-산자이) 급이다(출처 : baidu.com(검색일 2024.10.16.)
① 사마천 지음. 신동준 옮김 『인물들의 흥망사 완역 사기열전 Ⅰ』 ㈜위즈덤하우스. 서울. 2015. p. 162-163.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孔子旣沒, 弟子思慕, 有若狀似孔子, 弟子相與共立爲師, 師之如夫子時也.
② ibid. 원문은 다음과 같다. 有若默然無以應, 弟子起曰, “有子避之, 此非子之座也!”
③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논문 [기술 복제시대의 예술 작품]이 출전이다. 강인욱 지음 『세상 모든 것의 기원』 흐름 출판사(주). 서울. 2023. p.256 재인용.
④ 리링(李零) 지음, 황종원 옮김 『논어 세 번 찢다』 ㈜글 항아리. 경기, 파주. 2011. p.149.
⑤ 도올 김용옥 지음『논어한글역주 1.』 통나무. 서울. 2019. p. 368-376.
⑥ 成百曉 譯註『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27. 본문은 다음과 같다. 밑줄 친 부분이 위에 인용한 부분이다. 有子曰 禮之用 和爲貴,先王之道 斯爲美. 小大由之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