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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두교주 Oct 17. 2024

짝퉁 공자 - 禮之用和爲貴

제1 학이 편(第 一 學而 篇) - 12

   위대한 사회주의 중화 제국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짝퉁’이다. 무엇이 됐던 일단 ‘짝퉁’을 싸게 만들어 시장을 교란한 후, 점차 시장의 본류에 진입하는 방식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진입방식이다.     


  심지어 공자의 짝퉁도 일찍이 존재했다. 2,000년도 훨씬 전 『사기(史記)』에 분명히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가 사후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추모를 그치지 않았다. 유약(有若)의 모습이 공자와 닮았다. 제자들은 그를 선생으로 세우고서 공자를 섬길 때처럼 했다

     

  웃긴 이야기지만 공자와 겉모습(狀)이 비슷하다(似)는 이유로, 공자보다 40여 세 어린 제자를 공자가 앉던 자리에 모셔놓고 공경을 다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겉모습이 비슷했던 ‘짝퉁 공자’는 제자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대다 여지없이 쫓겨나게 된다.

      

  유약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질문한 공자의 제자가 분연히 일어나 이같이 힐난했다. “ 유자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시오. 그 자리는 그대가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니요!”②

     

  아무리 완벽한 짝퉁도 느껴지는 분위기, 모방할 수 없는 특유의 기운(Aura)은 빠질 수밖에 없다③ 하물며 겉보기가 비슷하다고 스승으로 모신다는 발상이 대륙적이다.




  이 뻘쭘한 꼴을 당했다는 유약은 공자의 제3기 제자로, 공자보다 대략 40여 세가 어리다. 그래도 공부는 적당히 했는지 유약(또는 유자)로 4번 등장한다④ 내 개인적인 느낌으론 4번 모두 김 푹 새는 꼰대틱한 가르침으로 공자와는 그 맛이 아주 다르다. 김용옥은 유약이 『논어』에서 처음으로 예약(예악)을 언급했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특유의 구라를 장황히 펼친다⑤     


아래의 해석은 위와 같이 띄어 썼을 때 가능한 해석이다. 그런데 『논어』는 이렇게 띄어 쓰지 않았다 (출처 : baidu. 검색일 2024.10.16.)

  

유자가 말하였다. “()의 용(-쓰임)은 화(-조화로움)가 귀함이 되니....”     


  더 재미있는 것은 유자의 구라에 주자(朱子)의 구라가 더해져, 일점일획도 손댈 수 없는 종교적 도그마 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지용, 화위귀(禮之用, 和爲貴)로 띄어 읽고 해석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문난적이라는 엄청난 죄목으로 처형했다. 이 시대의 도올도 주자가 비속하다면서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요게 옛날 쓰는 방식이다. 띄어쓰기는 물론 문장 부호도 없다. 따라서 여러 가지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출처 : baidu.com(검색일 : 2024.10.16.)


  예지용화위귀(禮之用和爲貴)는 당연히 붙여 읽어, 예(禮)보다는 조화(和)를 강조하는 말로 읽어야 한다. 글자만 알고 구절을 알지 못하는(祗識字不識句) 주자는 옛 문장에 어두운 것이다(朱子 昧乎古文辭也)⑦ 나는 이 해석을 따른다.


그래서 제목에도 여섯 자를 붙여 놓았다!      



대문 그림 : 'puma' 브랜드. 하나는 짝퉁이다. 짝퉁 중에서도 매우 진품과 비슷한(狀似) 산채(山寨-산자이) 급이다(출처 : baidu.com(검색일 2024.10.16.)


① 사마천 지음. 신동준 옮김 『인물들의 흥망사 완역 사기열전 Ⅰ』 ㈜위즈덤하우스. 서울. 2015. p. 162-163.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孔子旣沒, 弟子思慕, 有若狀似孔子, 弟子相與共立爲師, 師之如夫子時也.

    

② ibid. 원문은 다음과 같다. 有若默然無以應, 弟子起曰, “有子避之, 此非子之座也!”

     

③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논문 [기술 복제시대의 예술 작품]이 출전이다. 강인욱 지음 『세상 모든 것의 기원』 흐름 출판사(주). 서울. 2023. p.256 재인용.

     

④ 리링(李零) 지음, 황종원 옮김 『논어 세 번 찢다』 ㈜글 항아리. 경기, 파주. 2011. p.149.     


⑤ 도올 김용옥 지음『논어한글역주 1.』 통나무. 서울. 2019. p. 368-376.     


⑥ 成百曉 譯註『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27. 본문은 다음과 같다. 밑줄 친 부분이 위에 인용한 부분이다. 有子曰 禮之用 和爲貴, 先王之道 斯爲美. 小大由之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⑦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지음 이기동, 임옥균, 임태홍, 함현찬 옮김 『논어징(論語徵)1』 소명출판. 서울. 2010. p.107-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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