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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갈장군 공자 – 君子有三變 : 儼然·溫·厲.

제19편 자장(第十九子張編) - 9

by 누두교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딱 한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명제가 근본적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머리가 컸다. 그래서 ‘대갈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군에 가서는 맞는 철모가 없어 멀리서 보면 이 층 석탑과 같았다. 그래서 철모 안에 이른바 파이버를 빼고 쓰면 알 철모가 푹 꺼져 안경에 걸렸다.


지금은 맞는 모자와 안경이 없어 난처할 때가 많다. 물론 마스크를 쓰면 귀가 아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머리 큰 것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대갈장군 원조도 있다. 원조 대갈장군 중국 국가대표는 방상씨(方相氏)이다. 우리의 대갈장군 국가대표는 Ghostbusters(귀신 사냥꾼) 처용이다.


방상씨의 모습이다. 그래도 나는 머리는 커도 잘생겼다는 소릴 듣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출처 :baidu.com. 검색일. 2025.2.8.)


우리나라 대갈장군 원조, 처용의 모습이다. 머리가 크기는 크다(출처 : 네이버, 검색일 : 2025.2.5.)


그런데 공자가 방상씨를 닮았다는 주장이 있다. 순자의 주장이다. 『순자』제5편 비상(非相) 편①이 출전이다.


공자의 모습은 얼굴이 방상씨(方相氏) 가면 같았다②


공자연구원의 공자상이다. 방상씨나 공자나 도낀 개낀인 건 맞는 것 같다(출처 : baidu.com. 검색일 2025.2.5.)

오늘날 공자 연구회의 공자상과 방상씨의 가면을 비교해 보면 순자의 안목을 긍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같은 얼굴을 가지고 딴소리 한 사람도 있었다. 공자의 제자 자하가 그랬다.


군자는 세 가지 변함이 있으니, (멀리서) 바라보면 엄연(엄숙)하고, 그 앞에 나아가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어보면 명확하다③


저 얼굴이 엄연한 건(멀리서 얼핏 봤을 때 - 께름칙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충 알겠는데, 온화하다는 말을 어떻게 하지? 누가 봐도 빤한 자하의 아부성 멘트를 실드 치기 위해 정자(程子)는 구질구질한 부연설명을 붙였다.


다른 사람은 엄연하면 온화하지 못하고, 온화하면 명확하지 못한데, 오직 공자만이 명확히 갖추셨다④


대충 이 정도하고 말일이지 주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엄연하다는 것은 ‘씩씩한 것’⑤이라는 진보된 주장을 펼쳤다.


이미 눈이 왔는데 서리를 더해 뭣 한다고.....



대문 그림 : 방탄 소년단 : 다른 건 모르겠는데 방탄 소년단 중 머리 큰 친구는 없다. 아마도 머리가 크면 선발에서 제외했거나, 머리 큰 사람은 노래를 못하거나, 아니면 뒷사람 가릴까 봐 도태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상상을 했다(출처 : 네이버, 검색일 : 2025.2.12.)


① 이편의 내용은 한 마디로 '관상은 정확하지 않으니 믿을게 못된다'는 주장이다. ‘못생겼어도 훌륭한 사람 많다’는 예를 드는 과정에서 공자를 방상씨에 비유했다.


② 김학주 지음 『순자』 ㈜을유문화사. 서울. 2001. p.147. 원문은 다음과 같다. 仲尼之狀, 面如蒙倛.


③ 成百曉 譯註『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375. 원문은 다음과 같다. 君子有三變 하니 望之儼然 하고 卽之也溫 하고 聽其言也厲 니라.


④ ibid. 원문은 다음과 같다. 他人은 儼然則不溫하고 溫則不厲로되 惟孔子全之시니라.


⑤ ibid. 원문은 다음과 같다. 儼然者는 貌之莊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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