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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해랑 Oct 17. 2024

#1-1. 뜬 구름 잡기

머릿 속 둥둥 뜬 구름들, 창작노트에 옮겨 심기


꾸준함이 무기다. 그러니 아무것도 모른다고 알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 그래서 내 식대로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무식하고 용감하게 시작했다. 








1단계. 아이디어 쏟아내기 그리고 찾아내기


지난 주말,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서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랜만에 핫플을 방문한 것이라 있어보이는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멍하니 앉아있다보니 머릿 속에 요즘 나의 관심사인 '뜬 구름들'이 동동동동 떠 다니기 시작했다. 펜은 있었지만 마땅한 종이가 없던 차에 어디선가 받은 브로셔 책자 하나가 손에 잡혔고 맨 뒷장을 펼쳐 그 뜬 구름들을 하나씩 글자로 옮겨보았다. 



이게 뭐라고 시크릿하게 숨겨보는 나의 뜬 구름들.



첫 구름 정리였기 때문에 쓰다보니 저 작은 페이지에서만 구름의 갈래가 2가지가 나왔다. 그렇게 잡아놓고 보니 친구가 도착했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불타는 금요일을 보냈다. 구름들을 나의 땅에 내려놓고 보니 마음이 몽글몽글, 손가락이 근질근질 거렸다. 토요일 곧바로 서점에 들러 공부할 수 있을만한 책을 찾아보았고 3권의 책을 소중히 품에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앞서 말한 2가지의 구름갈래가 아닌 다른 구름이 갑자기 머릿 속에 퐁! 하고 나타났다. 그 구름은 앞선 구름들과 달리 점점 더 커지고 뚜렷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얼른 노트 뒷 장에 구름을 잡기 시작했다. 앞선 구름 2가지보다 뒤늦게 나타났지만 훨씬 더 선명하고 큰 구름. 쓰고 싶은 이야기의 하나의 핵심소재!! 가 정해진 것 같다.








2단계. 읽으면서 공부하고 읽으면서 쓰기.


아무것도 모른 채로 시작한 도전. 생각나는대로 써 내려가 흡입력있는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글을 쓰는 천재 작가가 아닌 나는 이 도전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책은 <스토리 설계자>, <동화·청소년소설 쓰기의 모든 것>, <첫 문장부터 엔딩까지 이야기 재미있게 쓰는 법> 이렇게 세 권이다. 각각은 이론서, 창작방법론서, 팁이 될 Q&A 모음집 같은 느낌이랄까? 





<스토리 설계자>를 메인으로 읽으면서 나머지 두 권을 천천히 읽어보는 중이다. 이론서임에도 생각보다 재미있고 내 구름에 맞추어 실습해보면서 단단하게 뭉치고 있다. 나 혼자 노트에 구름을 심을 때 했던 생각들 몇 가지가 이론서에서 제시하는 단계에 맞을 때의 그 뿌듯함. 나 나름 벗어나지 않고 잘 가고 있네? 킥킥대며 즐겁게 과제 수행 중. 이렇게 읽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읽고만 있으면 안되지. 쓰기도 해야지. 한글 프로그램 빈 문서를 열어 첫 챕터로 어떨까 싶은 내용을 상상하여 써보았다. 기본 설정으로 2~3페이지 정도 썼던가. 더 살을 붙이면 지루할 것도 같고 아닌가 더 친절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편집을 해서 한 권의 책을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 분량이 한 페이지가 되는 건지도 계속 궁금하고. 몇 자 정도면 된다는데 내가 쓰는 이 문서에서 그 분량은 대체 얼마만큼인데 감도 없고. 그런데 물어볼 곳은 당장 없고.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나. 무식하고 무모한 나는 그냥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책장에서 중고학년 동화 한 권을 뽑아들었다. 목차를 펼쳐 페이지를 확인하고 냅다 따라 타이핑을 했다. 오타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타타타타타닥 - 한 페이지가 끝날 때마다 ' / ' 표시를 해 가며 한 챕터를 거의 다 쳤더니 총 7페이지가 나왔고, 한글문서 한 쪽에 ' / ' 표시는 2~3개가 있었다. 그리고 타이핑 하면서 읽은 내용으로 보니 나는 조금 더 친절하게 살을 붙여도 될 것 같았다.(꼭 이 동화 뿐 아니라 최근에 나에게 읽힌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떠올려보니 아무래도 더 친절하게 풀어쓰는 것이 맞는 듯 했다.) 내용 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동동 떠있던 구름들이 조금 더 지상으로 다가왔다. 


아직 그 불친절한 2~3페이지의 '초초초초초 '초고''는 멈춤 상태이지만 읽고 공부하고 또 읽고 나의 '동화작가 도전기'도 쓰면서 그 초고도 한 페이지 한페이지 살을 불리겠지. 나는 가만히 있고 싶어하지 않는 상태이니까 말이다.



얼마나 대단한 거라고 자꾸 모자이크 하는 내가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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