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방패 믿고 전진

글쓰는 마음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

by 늘해랑


보름이나 글을 쓰지 않았다니. 브런치 알림에서 알림을 주는데 깜짝 놀라버렸다. 글쓰기도 근육이에요! 하는데 뜨끔했다. 지난 번 크루즈 모드 이후로, 다짐했던 것들을 얼마나 하고 있었을까. 보름이나 지났네. 보름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또 돌아보니 야금야금 무언가는 하고 있었다. 오늘 5월의 마지막 주로, 6월이 코앞이다. 또 글쓰기 근육에 힘을 내본다.









쓸 수 있다는 것에, 쓰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에 일단은 만족. 하지만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마음의 전부일까? 생각해보니 이런 마음만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한 번 쯤은 방구석 작가가 아닌 SNS 포스팅 작가가 아닌 출판사를 거쳐 서점에 서 찾을 수 있는 책을 한 권 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이것이 귀여운(?) 욕심.


하지만 그런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 가볍게 툭- '연결되지 않아도 일단 해보는 거지 뭐,' 할 수 있는 마음의 방패가 있다. 그 방패를 믿고 이것저것 찔끔찔끔 생각나는대로 여기 툭- 저기 툭- 해보았다.


1월에는 첫 습작(지금 읽으면 엉성, 뒤집고 싶은 거 한 가득.)을 공모전에 내보았고, 2월에는 좋은 생각 생활공모전에 단편 수기를 내보았다. 3월에는 동화를 처음으로 투고해 보았다. 이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했기에 4군데 정도 시도해보았다. 답신조차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던데 나는 다행히 네 곳 모두 답신은 받았다. 물론, 거절이었지만. 한 번 해보니 또 실제로 거절 메일을 받고보니 '역시 거절 메일 받는 건 당연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현실로 다가왔다. 더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4월에는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공모와 투고를 하면서 쓰고 있던 미완성이었던 동화가 완성되었고, 그 동화를 다시 투고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더 심사숙고하여 더 많은 곳으로, 12군데나 말이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 자, 이제 뭘 더 해볼까, 또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마음의 방패를 믿고 또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5월. 말일까지가 접수기간인 공모전이 있었다. 제출할까 말까 할까 말까 무지 고민하다가 '그래, 밑져야 본전! 밑질 생각하고 던져!' 하고 아껴두었던(?) 동화를 냅다 출품해버렸다.(중복투고가 금지이기에 이 동화는 발표나기 전까지 잊어야 한다.)

출품을 고민하느라 공모전 사이트를 자주 들어가다 보니 각종 문예지 공모전도 은근히 있는 걸 발견했다. 단편동화를 출품할 수 있는 공모전들이었다. 해당 분량으로 써둔 또 몇 개의 단편동화를 문예지에 맞게 각각 날려버렸다. 뭐 안되면 다시 다듬어서 또 총알장전하지 뭐. 정말 단단한 마음의 방패이다.


등단한, 또 출간한 많은 작가님들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쳤고 이 기간은 길게는 10년도 있지 않는가. 이 생각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있다. 마음의 방패. 가드를 단단히 올렸다. 하지만 방패 뒤에 숨어있지만은 않는다. 방패를 무기 삼아 힐긋- 내다보고 총알도 쏜다.


에세이를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되었고, 좋은 인연으로 공저 계약(진로교육서라 내가 쓰고 싶은 책은 아니었지만)을 하고 함께 원고를 쓰고 넘겨보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 그러면서 진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그 글을 재미있게 또 진심을 담아 쓰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내가 뭐라고', '내 글을 누가 읽겠어,' 라는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울림을 주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겨났다. 욕심이 난다. 내가 글을 쓰는 새 마음. 욕심을 낸 만큼 더 열심히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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