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브런치에 돌아오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했다. 첫째는 독자였고, 둘째 역시 독자였다. 그녀는 아무리 브런치에 진심을 가득 담아 고심한 단어를 끄집어내어 섬세하게 배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행위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있었다 하더라도 그녀가 투입한 정성 대비 돌아오는 응원은 몇 없었다.
기대가 너무 큰 것이었겠지, 작품이 별로여서 그런 거겠지-하며 스스로를 달래 보아도 그녀에게 이곳은 그저 '홀로 글을 써재끼는 공간'이었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 없는 좋아요~들만 늘어갔고 좋아요~는 마치 맞팔을 해야 하는 의무감으로 다가와버렸다. 정말 작가의 글이 좋아서 누른 것인가? 그냥 읽었다는 확인 차 누르는 좋아요였던 건가? 홀로 고군분투하는 작가는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작가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멀리멀리 아주 멀리 떠났다. 어차피 아무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 곳으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도처에 가득한 곳으로. 작가는 너른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녔다. 여기가 마음에 들면 여기서 물고기들을 사귀었고, 저기가 마음에 들면 저기서 재잘거렸다. 작가는 둘러보니 어느새 물고기 떼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
작가는 글 쓰는 재주밖에 없었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스스로를 알리고 노출시키는지 방법을 몰랐다. 알았지만 의미가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누가 날 알아봐 줄까-라는 작가의 속마음을 툭하고 꺼내놓자, 작가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너도나도 거들기 시작했다.
"작가님, 브런치로 돌아가 주세요"
친구들은 작가에게 주섬주섬 아이디어를 넘겨주었다. 이거면 될까?, 저건 어때?, 이렇게도 해보면 괜찮을 것 같아. 무엇이라도 작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얼굴 없는 목소리로 전해졌다. 이게 진짜 작가의 글과 작가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친구들의 힘이구나. 작가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보답하고, 믿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브런치를 다시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