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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공개 Jan 02. 2021

내적 통제력에 대하여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 책이지만, 여전히 나는 경제력(경제적인 관점으로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힘!)이 아닌 자기 계발적 내용만 인상 깊게 읽어버리고 말았다. 뭐, 무튼 나에게 좋은 영향이 있으면 충분한 거니까-라고 생각해야겠다.


'부의 추월차선'은 크게 두 편으로 나뉘었었다. 부자의 삶을 살기 위한 가치관과 부자의 삶을 추진하기 위한 관점 정도랄까. 이 책 전형적인 모범시민의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뜯어고치도록 꾸준하게 잔소리를 해주는 덕에, 나는 내가 바꾸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좀 더 힘내서 바꾸고 있는 중이다.

200쪽이 넘었던 두꺼운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을 대충 기억하기로는 바로 이것이었다.


"이 곳은 날씨가 너무 별로야. 나는 나쁜 날씨를 컨트롤할 수 없어(쭈글)."

"(짜증) 그렇게 fucking 비참하면 이사 가면 되잖아!!"

"아항?"


이 대목에서 나는 허벅지로 박수를 쳤다. 빵 터지는 바람에 스스로 내 허벅지를 내리치면서 크큭댔다. 너어무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한쪽 벽이 중연 창(田)으로 되어있어 탁 트여있는 인테리어이다. '이 맛에 독립하지-'하며 커튼을 활짝 열면 30층짜리 아파트가 50m 간격을 두고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아파트의 아랫배쯤 되는 위치이다.

내가 입주를 했을 때 건물은 차츰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나의 시야를 거뜬하게 가로막았다. 우리 집보다 5배나 비싼 아파트가 확실하게 채광을 가려준 덕분에 식물 덕후였던 나는 식물 연쇄살인범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나도 그처럼 쭈그러들었다. 나는 이 곳을 컨트롤할 수 없어.

물론, 부동산 시장과 직장 등 때문에 나는 그처럼 이사 갈 수 없었지만, 나의 사고방식 그와 같았다.


나는 이 곳에서 떠날 수 없다는 한계를 나 스스로 그어두고 있었다.


*


나의 내적 통제력은 얼마나 있나 생각해보았다. 소소하게 자기 관리도 하고 도 쓰는 걸 보니 아예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내적 통제를 하겠다는 의지는 있었지만,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경제는 너무 어려워.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

"연말정산은 할 때마다 기억이 안 나."

" 나 연봉/상여금/ 잘 몰라. 그냥 주는 대로 받아."

-> '그것도 몰라?'라는 얘기를 들을 것만 같다.

---> 수치스러워. 속상해.


"나는 웃을 때 어색해."

"나 고데기 잘 못해."

-> 잘 꾸미지 않는 여자로 보일 것만 같다. 

---> 에라 모르겠다, 안 꾸미련다.


그렇게 나는 내 자존감을 깎아먹으며 주저앉아있었다. 내적 통제의 의지는 있지만 통제하는 그 힘이 부족한 채로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어떤 분이 한마디 툭 던졌었다.  한마디가 나의 유리천장을 깨트렸다.


"유튜브에 뭐 많더만. 해봤어?"

"아항?"


그날로 집에 가서 온갖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금융 문맹 탈출하기, 입꼬리 올리기, 초보자도 할 수 있는 고데기 방법. 나를 구제할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조금씩 경제 흐름을 느끼기 시작했고, 연말정산을 조금 이해했고, 웃는 입꼬리도 올라가고, 고데기도 이제 조금 쓰는 감을 익히게 되었다. 아파하고 주저앉아있기보단, 내 약점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조금 더 힘을 내서 정복해내고 말 것이다.

내적 통제력은 삶을 바꾸고 나 자신을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서툴고 미약하지만 언젠가 내 세상은 내가 맘먹은 대로 해낼 것이다.

끝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나누고 싶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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