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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공개 Feb 07. 2021

책 읽기 싫어서 쓰는 글

저는 책을 잘 읽지 못해요. 방금도 스무장 남짓 읽고는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집중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웃겨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유퀴즈에서 원태연 시인님이 말했어요.

"내가 난독증이 있는 것도 마흔살에 알았어요"

시인님, 저는 너무나도 공감되었어요. 어쩌다 작가가 되었는데, 작가라는 이유로 책을 많이 읽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솔직히 그들이 상상하는 만큼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에요. 차라리 말이 많으면 많았지...


회사에서 읽으라고 주는 보고서 더미들이 읽히지가 않아요. 경제책을 어떻게든 읽겠다는 오기로 깜지를 해가며 읽었어요. 테이블 위 거추장스럽게 쌓여있는 책들의 절반은 읽을 책, 나머지 절반은 읽다만 책들이라죠.

나만 그런가요? 재미없는 건 잘 안읽히잖아요. 글을 쓴 작가를 탓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맞지 않은 글이 독자에게 도착한 것일 뿐이잖아요. 온갖 딱딱한 보고서들, 더 딱딱한 경제책은 그저 나에게 맞지 않은 글이었을 뿐이에요.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에요. 어쩔 수 없어요.


제 테이블엔 여전히 읽다만 열댓권의 책들이 쌓여있습니다. 계속해서 찔끔찔끔 읽다보면 언젠가는 다 읽겠죠. 아무렴 어때요. 다시 책 읽으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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