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사라진 세상

세스 고딘 <이상한 놈들이 온다> 리뷰

by 최크롬

1. 가수와 연예인이 소수의 거대 미디어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구가했던 시대는 지났다. 기술 발달에 힘입은 플랫폼을 토대로 1인 미디어 시장이 새롭게 등장했고, 우리는 이제 BJ, 유튜버, 스트리머로 불리는 자신만의 연예인을 갖는다. 음악도 사정은 비슷하다. 월 만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내 취향대로 골라들을 수 있다. 대중으로 치부되던 거대 집단은 갈기갈기 쪼개지고 정규분포는 점점 납작해져만 간다.





2. <이상한 놈들이 온다>는 지금을 '변종'들의 시대라고 말한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에 배척받던 '변종'들은 지금 소비의 중심에 서 있다. 마케터들은 다수 집단을 노리기보단 '변종'들이 이루는 소수 집단을 타겟팅해야만 한다. 더 이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로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이 문제였던 시절, '선택'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껌 하나를 살 때도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자일리톨을 살 것인가? 새콤달콤을 살 것인가? 선택권은 소비자의 취향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이 잘나가는 건 당연하다. 이로써 '롱테일'은 더 길어진다.





3. 책은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원칙을 제시한다. 대중은 없다. 취향은 대중을 소수의 '부족'으로 난도질한다. 마케팅에서 쓰이는 20대 여자, 대학생, 직장인 분류도 이젠 너무 큰 단위일지도 모른다. 특정 '부족'의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는 곳, 이용하는 SNS, 성격 등의 세부사항까지 종합해야 할 것이다. 그걸 어떻게 하냐고? '변종'들의 삶을 이해하려면 '변종'이 되면 된다. 오직 '변종'만이 '변종'의 경험을 이해하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혹은 데이터와 수학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플랫폼 기업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정교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깡패인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둘 다 결론은 하나다. 취향을 저격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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