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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크롬 Jun 25. 2020

2020년 밀레니얼이 사는 방식

이노션 인사이트전략팀 <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리뷰

  1. 어쩌다 마케팅 관련 책을 많이 득템해서 무대뽀로 읽는 중이다. 대부분 소비자 트렌드를 다루는 만큼 책들의 주제는 비슷비슷한데, <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이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읽었던 세스 고딘의 <이상한 놈들이 온다>는 소비에 있어 롱테일이 길어지는, 취향 중심의 소비 현상을 책 전체를 할애하여 집중적으로 설명했고,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는 밀레니얼이라 불리는 90년대생 소비자들을 분석하여 전자보다 큰 범주 내의 여러 특징들을 다루었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또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 주제로 삼지만, 단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더 확장하여 그들의 사상과 생활양식까지 두루 짚고 넘어간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짧은 분량의 여러 챕터로 이루어진, 2020년의 트렌드 분석 종합 세트다.



  2. 따라서 앞서 리뷰한 책들과 크게 겹치지 않는 부분만 정리하고 넘어가겠다. 먼저 밀레니얼 세대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꿈꾼다. 열심히 일하며 미래에 투자하는 건 저성장 시대에서는 우스운 일이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소소하게 즐길 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와 노출되는 정보에 지쳐 SNS를 정리하고 선택적으로 인간관계를 확립하고자 한다. '픽셀관계'는 이를 뜻하는 용어이다. 여기에는 자신을 편집하여 보이고 싶은 모습만 노출하려는 동기 또한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를 잘 보이는 인간상 중 하나가 '샤이관종'일 것이다. 샤이관종은 소셜 미디어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지만 직접적인 노출은 자제하는 사람들이다. 스푼라디오처럼 목소리로만 활동하는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 이들의 대표적인 무대이다.



  3. 80년대생 엄마들인 '밀레니얼맘'들 또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소셜 미디어 활동에도 익숙하고 적극적인 성평등 문화를 주장하는 등 육아에 있어서도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아동 명품 브랜드와 친환경 제품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한편 밀레니얼은 '뷰코노미'를 추구한다. 텍스트보다 영상 매체에 더 끌리는 그들은 긴 글을 전부 읽기보단 요약해주길 원한다. 네이버 뉴스의 요약봇 서비스의 등장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반려'식물' 키우기까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그리고 대형마트와 더불어 기존 개념의 '공간'이 몰락하는 중이다. 위워크와 같은 오피스 공유 서비스가 등장하고, 많은 매장들은 공간을 콘셉트 스토어로 바꾸거나 주문한 물건을 픽업하는 곳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나아가 약자에 대한 감수성, 환경 보호를 비롯한 지속가능한 발전 또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되었다. 이러한 정의로움을 추구하느냐의 여부는 곧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4. 역시 어느 정도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면 대부분 알 내용들이기에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기대 이상으로 강력한 통찰을 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필요한 내용들을 부족함 없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건 부정할 수 없다. 키워드 중심으로 머릿속에 저장해놓으면 과제나 업무의 아이데이션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아! 그런데 뷰코노미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이 과연 이 400페이지짜리 책을 정독할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저자들은 밀레니얼의 이해를 위한 책을 쓰면서 요약본을 내놓지 않은 실수를 저질러버렸다. 이것이 이 책의 유일한 흠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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