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일기
월요일이다. 좋지도, 싫지도 않은 날. 이번 주는 어떤 재밌는 일이 있을까, 기대하다 보면 월요병이란 단어가 무시무시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세상을 좀 긍정적으로 바라보자고 마음먹은 이후론 월요일이 덜 부담스러워졌다.
그러고 보니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로 했었지. 나는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기 전에 부정적인 생각을 했구나. 가만 반성을 해본다. 초등학생 때 정립된 일기의 개념이 어디 가질 않는다. '하루의 반성'이라 적혀있던 일기장의 작은 칸을 떠올려본다.
초등학생 때 나는 무엇을 반성했을까. 그렇게 수도 없이 반성문을 썼는데 어째서 나는 완벽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사람은 평생 반성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누구에게?
하나의 의문이 자리 잡으면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물고 물리는 의문은 마치 나와 '정답'이 대결하는 줄다리기의 기나긴 줄처럼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보이지도 않는 저 너머에서 '정답'은 얼마나 애를 쓰며 나를 당기고 있을까.
월요일. 좋지도, 싫지도 않은 날. 일기를 쓰는 시간은 고작 5분도 채 되질 않는다. 5분 동안 쓰는 반성문, 그리고 생겨나는 몇 시간짜리 고민들.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일기를 쓰는 것인지, 일기가 나를 쓰는 것인지.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인지. 이 글이 나를 쓰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