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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추억 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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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Dec 09. 2015

툭툭

웃는 모습이 예뻤다. 어느 곳에 서 있더라도 늘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


언제든 결과는 바뀔 수 있어. 널 향해서라면 난 시간을 넘어서라도 갈거야.


손가락 사이사이 꽉 들어찬 누군가의 손가락들이 아직도 따뜻하다. 들려오는 기타 소리는 매일 듣던 음악 속에서 흐르던 선율이다.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맞춰 오르골 소리도 함께 흐른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지도 몰라.


- 다녀왔어.


의자에 앉은 채 붕 뜬 다리를 앞뒤로 가볍게 흔들고 있는 여자. 눈동자가 꼭 검은 조약돌처럼 까맣다. 가만 바라본다. 코 앞에서 마주한 여자는 예쁘진 않지만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여자다.


- 다녀왔어.


널 향해서라면 난 시간을 넘어서라도 갈거야.

뒤돌아 문을 향해 걸었다. 차가운 문고리를 손에 쥐고 돌린다. 문을 열자 나는 향기는 아마도 팬지 향기인 것 같다.


- …….


그저 같은 것을 느끼고 싶었을 뿐인데. 아직도, 우리의 관계는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척이나 힘든 날. 네가 그 밝은 미소를 잃고 울고 있는 건 아닌지, 나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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