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영혼들을 위한 이야기

<소울 리뷰>

by mockingJ

“난 죽지 않았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해” 불쌍한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는 하수구에 발을 헛디디고 만다. 오랫동안 원했던 재즈 클럽에서의 첫 연주를 눈 앞에 둔 시점이었다. 지금 그는 ‘머나먼 저세상’행 길 위에 서있다. 꿈꾸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혼신에 힘을 다해 도망치던 그는 ‘태어나기 전 세상’ 유 세미나에 도착한다. 영혼들의 가이드인 수많은 제리들의 인도를 받아 그는 이 구역 말썽쟁이 22(티나 페이)와 만나게 된다. 모든 영혼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통행증의 마지막 조건인 영감의 불꽃이 필요했지만 그녀는 지구로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아웃사이더 영혼이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던 조는 22의 통행증이 필요했고 마지막 남은 그녀의 불꽃을 찾기 시작한다.

피트 닥터,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 등 무수한 걸작을 탄생시켰던 그가 연출한 소울이 드디어 관객에게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한 지속적인 연기 속에 한국 첫 상영을 2020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졌지만 한정된 좌석으로 인해 모든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긴 기다림을 위로할 만큼의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전작 <인사이드 아웃>이 인간의 내면에 담긴 감정들의 세계를 다뤘다면 소울은 인간을 뛰어넘은 영적인 세계를 탐방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도달한 순간 펼쳐지는 장면은 인간의 상상력에 한계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느끼게 만들고, 그 속을 누비는 귀여운 디자인의 주인공들은 시각적인 충족감을 더한다. 이번 작품이 돋보이는 지점은 픽사 첫 흑인 주인공의 등장일 것이다. 피트 닥터 또한 인종을 다루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한 바 있었다. 하지만 공동 감독인 캠프 파워스와 걸출한 배우인 제이미 폭스의 도움을 통해 우리는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를 진득히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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