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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라키 Mar 07. 2021

열정과 의지

얼마 전 책을 보다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나 만났다. 바로 열정과 의지의 차이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쨌든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글을 읽는 순간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함께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잠깐 책을 덮고 내용을 되새기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의지와 열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 열정이란, 저항할 수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없다. 조금이나마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열정이 아니며, 일정 수준의 몫이나 보너스, 또는 회사를 매각하여 현금을 벌고 싶다는 욕심도 열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의지에 가깝다." - <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마사 -



열정이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라면 의지란 무언가를 하게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아무리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는 어린아이의 무언가가 열정이라면, 함께 놀고 지켜줘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부모의 무언가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과 의지, 이 두 가지는 모두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둘 중 하나만 있다면 어떨까. 우선 의지가 없는 열정은 몽상에 가까울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통 열정에는 그에 비례하는 만큼의 의지도 함께 생겨나는 것 같다. 만약 너무나 하고 싶은데 실행을 안 하고 있다면(못하는 게 아닌) 생각보다 열정이 크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크게 느껴진다면 하지 않아서 생기는 아쉬움이 열정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치 꿈의 저주처럼.


반대로 열정이 없는 의지. 아마 대부분은 이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일보다는 지켜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들이 더 많아지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 의지인 생존, 소위 말하는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흔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식의 말을 많기 듣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막상 하려고 해도 어느 것이 열정이 생기는 일인지 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 열정이 생기는 일에 우리의 강한 의지를 더하는 삶을 살아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시작하는데 정해진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열정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볼 수도 있고, 열정 없는 일에 대한 의지를 조금씩 줄여서 열정에 보태 볼 수도 있고, 의지가 발휘되고 있는 일에서 열정을 찾거나 조금씩 키워보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아무런 열정 없이 그저 그렇게 힘든 의지만 지켜내면서 겨우겨우 버텨내지 말고 넘쳐나는 우리의 의지를 열정을 찾기 위한 의지로, 열정을 실행하기 위한 의지로 옮기다 보면 어쨌든 오늘보다는 조금 더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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