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1년 차의 퇴사 후 기록 (1)
지난 10월 31일을 끝으로 10년 7개월간 근무한 서울아산병원 탈출에 성공했다.
물론 병원에서 안 좋게 나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개인사정으로 하게 된 사직인지라 시원한 감정보다도 섭섭한 감정이 앞섰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망설이다 곧바로 대학 진학, 휴학 없이 졸업, 졸업 후 한 달 대기하다 곧바로 입사의 루트를 겪은지라 내 인생에서 찾아온 제대로 된 첫 여유이지 않나 싶어 설레는 부분도 있다.
아직은 3일 차인지라 그저 off를 즐기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은 알람 없이 되는대로 일어나고 있고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새 집과의 적응을 하랴 바쁘다.
매일 해도 달라 보이는 게 없는 소소한 집안일(환기, 청소, 빨래, 정리, 요리, 설거지 등)을 틈틈이 하고, 필요한 것들을 온라인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빼기를 반복하고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 구매하고, (이제 남편 혼자 외벌이로 은행 대출금까지 감당해야 하니 소비는 더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동탄 일대에서 단지가 가장 크다는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단지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단지 카페도 이용하고, 아직 단지 피트니스센터는 안 가봤지만 근처 러닝할만한 곳이 있나 둘러보며 산책하고 이전 집에서는 창고에 처박혀있던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도 해봤다.(내 몸이 많이 굳었음에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고!)
아직은 한량처럼 별 것 하는 것 없이 하루가 가고 있지만 집에서 거실 소파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유튜브로 플레이리스트 틀어놓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으며 단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고 있으면, 새로운 가전으로 편리하게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행복한 나날이다.
어제 갑작스러운 추진력갑 병동 후배가 갑자기 불러낸 모임에 가서 조금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먹고 이야기하다 왔는데 근무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병동의 미래 얘기를 제3자 입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럼 나의 첫 백수생활에 대한 후기로 가득했던 서론을 뒤로하고, 이번에 단지 도서관에서 빌린 첫 책, '인생에 가장 중요한 7인을 만나라 - 내 삶에 힘이 되는 사람을 찾는 지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내 인생의 20년 후를 내다보다(소꿉친구)
`누구에게나 장점은 존재한다. 공평한 기준으로 그 장점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기존의 관념과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자기 주관이 있는 친구를 만나라.
`적당한 균형점을 찾아 인간관계에서 선을 지켜라.
- 세 번 생각한 후에 말하고 상처나 약점은 건드리지 않으며 적당히 솔직하고 거리를 유지하라.
`관계의 균형을 지켜야 오래간다.
2. 나를 이끌어 줄 멘토를 찾아라(대학친구)
`나와 뜻이 맞고 미래를 함께할 수 있고, 존경할 만한 친구를 자율적으로 찾아라.
`수많은 의문을 제시, 이 대답을 하나씩 스스로 찾아가는 자기 주관이 확실한 사람을 만나라.
`성실함으로 나타나는 진실함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훌륭한 멘토의 세 가지 유형 : 위로형, 해결형, 채찍형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사람 :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겸허하게 배우려 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것을 남과 공유, 돕고자 노력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온화하고 너그럽고 소통하고 내려놓을 줄 알고 감사하며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아는 인품을 가진 자. 이들을 멘토로 두어라.
`나만의, but 남들이 중요하게 여길만한, 남들과 일치하는 개인 브랜드 갖춰라.
3. 매일 같이 일하며 함께 성장하기(직장동료)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기 : 가시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면 향기로운 장미를 얻을 수 없다.
`정당하게 경쟁하고 긴 안목을 가지고 생각하며 상대의 장점에 집중, 상사를 믿어라.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나와 가장 잘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가 우선이다. 내게 맞는 분야를 선택해야 내게 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 맺을 수 있다.
`적극적인 태도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함양하고 바람직한 업무 습관을 가장 기본으로 하자.
4. 좋은 상사가 좋은 스승보다 낫다
`현재 내딛는 한 걸음에 확신을 가지기 - 오늘을 잘 산다면 어제와 내일도 자랑스러워질 것!
`롤모델을 정했다면 조력자가 되어 나의 가치를 알리고자 소통하며 그 시작은 관찰과 모방에서 비롯된다.
`겸허한 학습자가 되고(지적을 기록, 관심거리에 대한 질문) 충성스러운 협조자, 존경심을 담은 팬, 칭찬할 줄 아는 아랫사람이 되어라. 이때, 부지런함, 완벽에 가까운 꼼꼼함을 보이고 단, 거리는 두도록!
5. 쓴소리와 비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택해라(평생지기)
`나에게 진정한 친구란? 과거의 행동을 비추어 신뢰할 수 있는가, 평소에 험담을 즐기지는 않는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는가
`나에게 진심으로 쓴소리와 비판을 해줄 때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6. 생의 마지막까지 함께할 소중한 인연(배우자)
`아무 대가 없이 상대를 위해 베풀고 어떤 상황에서든 기꺼이 지지하는, 상대의 프라이버시를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상대를 마음속에 넣어둔 것처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관계라면 진정한 사랑이자 정신적인 조화를 이룬 사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마음에 자신 있는 사람은 상대의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다.
`스스로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도록 변화하고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을 만나 서로를 존중한다면 ,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7.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보기
`작은 실수에 낙담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아 그렇게 큰 일인지 다시 판단하자. 다음에 실수하지 않으면 되는 거다.
`나만의 개성, 브랜드를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 발휘하자
`공감, 표현, 설득하며 소통하기 -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의 원인을 찾고 근거를 통한 설명으로 상대에게 이해할 시간을 제공하며 공통점을 찾아 공감대를 형성하자. (가급적 큰 틀은 유지, 사소한 것은 양보)
나의 경우, 나름 주관이 확고한 평화주의자이기에 관계에 있어, 다른 것들은 그래도 잘 이뤄왔다고 생각이 되는 반면 나를 채찍질하는, 존경할 만한 대상이 곁에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는 나의 것을 나누는데 많이 인색한 편이고, 질투심이 많고, 남들의 배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은둔으로 빠질 가능성이 매우 많은 사람이다. (ISFP: 침대와 한 몸일 때가 가장 좋은 사람^^;)
이제 백수의 길을 걷게 되었으니 무엇보다 목적이 있는 만남이 더더욱 필요하리라 본다.
그리고 지난 나의 인생에 이미 여럿 중요한 롤모델이자 조력자가 존재했듯이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롤모델을 정하고 소통하는데 진심을 다해보련다. 나의 취약한 면, 도움을 요청하고 지적을 받아들이고(실수에 관대하며 나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조금은 가볍게 생각할 필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노력도 탑재 필수!
그리고 질투심을 잠시 넣어두고 주변 사람을 진심으로 도와보련다.
다음 퇴사 후 기록 (2)에서는!
나만의 개성, 브랜드를 발견하고 나의 인생에서 만난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뤄보고자 한다.
매번 글을 올려도 '라이킷'만 받다 보니 댓글이 고프다. (지루한 글이지만, 여기까지 열심히 봐주셨다면 댓글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