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있던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을 일깨운
우리 집에는 시기별로 꽂혀있던 특정 문화생활이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던 무렵에는 조조할인에 꽂힌 엄마 손에 이끌려 우리 가족 모두가 주말 오전이면 평일보다 더 빨리 일어나 동네 영화관으로 향하곤 했다. 많으면 주말 내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그 당시 개봉한 영화를 거의 모두 섭렵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대학에 가서는 싼 가격에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프리코(찾아보니 지금도 존재하더라)를 알게 되면서 같은 서울이지만 집하고도 거리가 꽤 있는 대학로로 향하여 공연을 보러 다니기 바빴다.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로는 큰맘 먹고(당시에도 뮤지컬 예매는 큰 마음이 필요할 정도로 비쌌던 것 같다) 뮤지컬을 예매해서 관람하곤 했는데, 문화생활을 나보다 더 즐기지 않던 배우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니 점차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물론 내가 주도적으로 나서면 충분히 할 수야 있겠지만 서울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시간이 여의치 못했고, 서울을 벗어나 시간은 많아졌으나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공간까지의 거리와 돈이 여의치 못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핑계일 수도 있겠다. 문화생활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어떤 것도 방해물이 될 수 있을까 싶으니 말이다.
단지 내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또 새롭게 빌려볼까 하고 책장을 살피는데 '방구석 뮤지컬'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명작 뮤지컬 30편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해 두었다는 책 소개가 와닿았던 것이다. 책은 파트별로 인문학적 주제에 따라 뮤지컬을 나누고, 뮤지컬 내용에 대한 소개, 의미하는 바를 전달함과 동시에 뮤지컬 속의 명언을 따오고 수록된 넘버들을 안내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읽다가 기존에 내가 이미 본 뮤지컬, 아님 보진 않았지만 그 내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뮤지컬은 제목만을 남겨두었고, 그 외에 내가 몰랐던, 아니면 알고는 있었으나 꼭 한 번 보고 싶은 뮤지컬들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았다. 정리를 하면서는 그 뮤지컬의 대표 넘버를 유튜브로 검색하며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마치 내가 공연장 안에 있는 느낌처럼 설레는 게 신기했다. 내가 다시 돈을 벌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뮤지컬을 관람하는 문화생활까지는 쉽진 않겠지만, 내년도 길고 긴 수험생활을 하다가 지칠 때, 아님 나에게 보상을 하고 싶어질 때 남편의 손을 잡고 꼭 한 번 뮤지컬 관람을 하고 싶어졌다. 숨겨져 있던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을 일깨워졌다고나 할까. (특히 책 내용만으로 너무나 기대가 되는 작품은 표기를 달리했다.)
우리는 흔히 운명이 이끄는 방향으로 휩쓸려 고난에 부딪히고 실망하거나 좌절한다. 이러한 삶의 흐름은 뮤지컬 속 인물들에게도 동일하다. 세계, 시대, 관계, 우연과 필연이 촘촘하게 뒤섞인 가운데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굳은 의지를 갖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이들이 있다. 때로는 운명이 가로막고 때로는 이끄는 가운데 더 나은 미래와 꿈을 향해 일어서는 것이다. 몰아치는 운명에 맞서는 그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가운데 가슴 한 구석이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디어 에반 핸슨>
사회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17세 소년 에반 핸슨. 모두가 외면할 때 그의 깁스에 낙서를 해 준 코너. 에반 핸슨이 코너의 여동생을 짝사랑한 것을 알고 그 내용이 담긴 편지를 빼앗아 가버렸는데... 그 후에 들려온 코너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 뺏어간 편지 때문에 코너의 절친으로 오해받는 에반 핸슨.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지속하게 되고, 이에 괴로워하던 중 꿈에 나타난 코너. 자신의 죽음이 의미 있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그래서 시작된 코너 프로젝트. 코너와 같은 이들이 잊히지 않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잊히게 될 운명에 놓여 있지만 누구의 삶이든 무엇 하나 쉽게 스러져서는 안 된다고, 그러니 당신을 위로해 주겠다고 노래한다. 훗날 거짓말을 모두 감당하지 못한 에반 핸슨은 진실을 고백하고 뒤늦게나마 코너에 대해 알아가려 노력한다.
<뉴시즈>
신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신문팔이 소년을 뜻하는 말, 뉴시즈. 1899년에 일어난 뉴시즈들의 파업 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뉴시즈들은 가난하고 고되더라도 서로를 도와가며 열심히 일했으나 신문사 사장은 신문 가격은 유지한 채로 이들에게 공급하는 신문의 가격만을 올린다. 이에 파업을 위한 시위대를 결성, 파업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보도한 캐서린 덕분에 무산되어 버린 파업은 지지를 얻는다. 하나 캐서린이 신문사 사장의 딸이었다는 사실, 시위를 앞장서려 했던 잭이 옷과 음식을 훔쳐 과거 구속된 적이 있다는 일이 밝혀지면서, 또한 신문사 사장이 잭에게 돈과 자유를 주는 대신 파업을 그만두라고 제안하고 이에 응하면서 뉴시스 소년들은 실망하며 등을 돌린다. 그 과정 속에서 캐서린이 언제나 잭의 편이었고, 잭은 학대받는 소년원 아이들을 위해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다시금 뉴시즈 소년들이 단결, 그들의 파업을 알리는 신문이 제작된다. 결국 신문사들은 소년들에게 백기를 들고 만다.
+ <노트르담의 파리> <맘마미아> <빌리 엘리어트> <맨오브라만차>
언제나 인생은 마음 같지 않다. 행복은 허상과 같이 도망치고, 불행은 너무나 쉽게 곁에 멈춰 선다. 뮤지컬은 인생 그대로를 보여주기보단 조금 더 유쾌하게, 더 행복하게 인생을 노래한다. 자신의 인생을 만끽하는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한층 더 즐거운 삶을 누릴 시간을 얻는 것이다.
<헤어 스프레이>
1962년 볼티모어, 유쾌하고 뚱뚱한 소녀 트레이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백인 위주의 <코니 콜린스 쇼>에 새 여성 멤버로 오디션을 참가하고자 했으나 외모 때문에 거절당한다. 쇼의 주연급인 앰버의 엄마 벨마의 주도로 이 프로그램은 인종차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흑인 아이들은 흑인의 날에만 출연 가능했다. 미스 틴에이지 헤어 스프레이 선발 대회를 앞두고 위기의식을 느낀 벨마가 흑인의 날을 폐지해 버리는데 이에 시위가 벌어지는 등, 결국 벨마가 선발대회 투표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며 해고되고 트레이시는 또 다른 프로그램의 주연급 링크와 사랑을 확인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1988년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를 기반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2007년에 한차례 더 각색되어 완성된 뮤지컬로 세상의 억압과 차별에도 굴하지 않고 미래를 마련해 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인 더 하이츠>
라틴 아메리카계 미국 이민자들을 뜻하는 라티노가 인 더 하이츠의 주인공으로 워싱턴 하이츠는 맨해튼 북서부에 위치한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땅이다. 그곳에서 각자 힘겨운 상황에 놓인 라티노들이 정체성과 소속감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허나 이들에게는 저마다 마음속의 꿈과 희망을 품고 있던 상태로 워싱턴 하이츠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마을어르신 클라우디아가 인내와 믿음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 우스나비 가게에서 복권 당첨자가 등장,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설렘으로 부푼다. 그러나 클라우디아가 세상을 떠나며 잡화점을 운영하던 우스나비도 마을을 떠날 마음을 먹는다. 짐을 정리하던 중 클라우디아가 미래를 위해 사용하라고 남겨 놓은 당첨 복권을 발견한다. 클라우디아 뿐 아니라 친구들의 존재 덕분에 우스나비는 워싱턴 하이츠에 남아 가게를 보수하며 마을에 남는다.
남편과 동생을 살해한 벨마, 내연남을 총살한 록시. 록시는 화려한 재즈스타를 꿈꾸지만 남편과 지루한 생활을 하고 있었고 반면 벨마는 여동생과 함께 공연하던 스타였다. 록시는 내연남의 거짓말로 인해, 벨마는 남편과 여동생이 간통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어 나란히 여자 교도소에 수용된다. 벨마는 교도소 간수의 도움을 받아 공연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록시는 속물 변호사 빌리를 섭외하여 언론을 본인의 편으로 만든다. 무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2인조로 활동하며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처음 벨마가 록시에게 2인조 공연을 제안했을 때 록시는 명성을 이어가던 벨마의 부탁을 거절하는 등 살인, 탐욕, 부패, 폭력, 사기, 간통, 배신 등의 혼란과 범죄, 부패와 스캔들로 가득한 현실을 그대로 나타낸다. 극 중 유일하게 교수형에 처한 카탈린 후냑은 사실 교도소에서 유일하게 죄를 짓지 않은 사람으로 외모로 이목을 끌지 못하고 영어가 서투르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이 뮤지컬은 부조리함 가운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선사하는 재미가 있다.
+<드림걸즈> <킹키부츠> <캣츠>
뮤지컬 속 인물들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가장 아름답거나 혼란스러운 인생의 한 시기를 보여주곤 하는데 그 속에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비통한 비극으로 끝이 나기도 하며 비틀린 형태로 드러나기도 하며 남녀 간의 사랑을 초월하기도 하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는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근원이다.
<아이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이집트 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자 전시실에 있던 고대 이집트 여왕 암네리스의 미라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이집트와 누비아 사이의 전쟁, 그 전쟁 속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이집트 사령관 라다메스와 누비아 공주였던 아이다. 이들은 서로 사랑에 빠졌지만 마지막까지 조국에 대한 마음과 라다메스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던 아이다. 아들 라다메스를 이집트의 지배자로 앉히고 싶었던 그의 아버지 조세르까지 해서 이 세 사람은 이집트 군대로 하여금 처형의 위기에 놓인다. 예정대로라면 라다메스와 결혼하는 거였던 암네리스는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 라다메스와, 자신의 친구 아이다에게 자비를 베풀려 했지만 이 둘을 함께 매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닥터 지바고>
러시아 혁명기의 의사이자 시인 유리 지바고. 모스크바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8세에 고아가 되어 그로메코 집안에 입양된다. 그로메코 가의 딸 토냐와 결혼을 약속하고 제1차 세계대전 군의관에 참전하는데 그때 만난 라라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러시아 고위법관 코마로브스키와 원치 않는 관계가 지속되자 이를 못 견뎌 그를 총살한 라라. 라라는 파샤와 결혼을 하나 그녀의 과거를 알고는 그녀를 피하듯 입대한다. 라라는 그를 찾기 위해 간호사로 참전하여 이미 토냐와 결혼을 한 지바고를 다시 만난다. 지바고와 라라가 사랑에 빠지지 얼마 안 되어 끝난 전쟁. 전쟁 이후로도 서로는 서로 주변을 맴돌고, 이 둘의 관계를 알게 된 라라의 남편 파샤가 지바고를 강제로 비정규군 캠프에 끌고 가도록 한다. 이곳에서 탈출한 지바고는 라라와 재회하나 사랑을 하면서도 상대를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떠나는 이야기다.
<마타 하리>
마타 하리란 네덜란드 출신의 무용수로 새벽의 눈이라는 뜻의 예명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파이로 활동, 끝내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어 사형당한다. 실제 마타 하리의 일대기를 그린 이 뮤지컬은 당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마타 하리는 유명 인사로서 유럽의 고위 간부들과 친분이 있어 국경 출입이 자유로웠던 관계로 스파이 활동이 내려진다. 그를 믿지 못한 라두 대령은 공군 조종사 아르망에게 그에게 접근하라고 지시하나 이 둘은 사랑에 빠진다. 게다가 라두 대령마저 마타 하리의 매력에 빠져 아르망에게 질투를 느낀다. 이에 라두 대령이 마타 하리를 이중 스파이로 꾸미고 아르망까지 죽이고자 계략을 꾸민다. 결국 프랑스 군에게 체포된 마타 하리는 총살당하고 끝이 난다.
<미스 사이공>
베트남 전쟁이 끝나갈 무렵 미국 크리스는 미군 장교 존과 함께 엔지니어가 운영하는 사이공의 한 클럽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 베트남 소녀 킴을 보고는 크리스는 사랑에 빠진다. 크리스는 엔지니와 협상하여 킴을 미국으로 데려가고자 결혼식도 올리나 호지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히 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크리스는 킴을 데려가는데 실패한다. 킴은 홀로 베트남에서 아들 탬을 키우며 미군에게 협조한 죄로 빈민가에 숨어 고된 나날을 보낸다. 부이도이라는 베트남 전쟁 중 미군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의 아버지를 찾아주는 구조 기관에서 일하던 존은 킴과 탬이 방콕에 있는 사실을 크리스에게 일러주나 이미 결혼을 한 크리스는 아내와 함께 방콕에 나타난다. 양육비는 지원 가능하나 아이는 데려갈 수 없다는 크리스의 아내의 입장에 킴은 권총으로 자결을 한다. 본인이 사라지면 혼자가 된 아이를 어쩔 수 없이 크리스가 데려갈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 <오페라의 유령> <시라노>
뮤지컬들은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을 향한 찬가를 노래한다. 삶과 시대가 혹은 운명과 미래마저 빛을 잃더라도 마음속 빛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을 인간이라고 알려주려 한다. 악한 마음을 함께 품거나 위선을 행하거나 뒤늦게 후회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을 빛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파리와 런던 두 도시를 무대로 18세기말 프랑스 혁명 시기를 그린다. 의사 마네뜨는 프랑스 귀족인 에버몽드 후작 가문의 비밀을 알게 된 죄로 바스티유 감옥에 18년 동안 복역 후 석방된다. 마네뜨의 친구이자 텔슨 은행의 직원 자비스 로리는 자신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파리로 떠나게 된다. 로리는 아빠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마네뜨 박사 딸 루시를 만나 함께 파리로 향한다. 마네트 박사는 기운을 차리고 이들과 함께 파리를 벗어나 런던으로 향하는데 배 위에서 만난 찰스 다네이와 루시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찰스는 포악한 귀족 에버몽드 후작의 조카로 이름을 버리고 영국으로 도망치던 길이었는데 프랑스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고소될 당시 행실은 형편없지만 실력은 좋고 찰스와 얼굴이 닮은 칼튼의 도움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 칼튼도 루시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의 행실을 반성, 찰스와 루시에게 좋은 친구로 남는다. 프랑스혁명으로 에버몽드 후작 가문 하인 가벨이 체포되자 이를 구하고자 프랑스로 나선 찰스가 위험에 처한다. 하필 마네뜨가 감옥에서 쓴 편지(에버몽드 후작 가문의 비밀)로 하여금 찰스의 처형이 빠르게 결정된다. 이때 칼튼은 찰스인 척 그를 대신해 단두대에 오르며 그의 희생 덕분에 찰스와 로리는 영국으로 되돌아간다.
군국대위 한영법은 특별 임무를 부여받고 인민군 네 명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기 위해 부하 신석구와 함께 이송선에 오르나 포로들은 배 위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기상 악화로 이송선이 고장 나며 여섯 명 군인 모두 무인도에 고립된다.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민군 류순호는 전쟁 후유증으로 제정신을 잃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게 되고 다른 이들도 점점 인간성을 잃고 영범은 인민군들에게 인질로 잡히기도 한다. 인질이 된 영범은 순호가 악몽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여신님의 존재를 만들어 안정을 되찾게 도와준다. 배를 고치기 위해 필요한 순호를 위해 인민군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여신님을 떠올린다. 순호가 여신님에 의지하며 배를 고치는 동안 한 척의 배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갈등이 찾아온다. 여신님과 함께 생활하던 여섯 사람은 서로의 인간성을 존중하게 되며 상대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이때 남한 정찰선이 무인도를 폭격한다. 사실 순호는 제정신을 잃은 게 아니라 모두가 싸우지 않고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여신의 존재를 믿는 척한 것으로 여신으로 하여금 모두의 마음을 울렸고 순호, 여신을 위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것이다. 순호는 마음속 여신으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과 용기와 마주한다. 순호는 용기를 내어 여신님을 모시는 제단에 숨겨 놓은 무기를 이용하여 인민군의 세력이 커 보이는 척을 하고 남한 정찰선과 연락이 닿은 영범은 보강이 필요하다고 거짓말하여 정찰선이 물러난 때를 틈타 서로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프랑켄슈타인>
1815년, 신체 접합술의 대가로 알려진 의사 앙리 뒤프레는 나폴레옹 전쟁 당시 군의관으로 참전하여 적군까지 치료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때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앙리의 죽음을 막고 그를 무기 연구소로 데려간다. 빅터는 시체를 활용해 죽지 않는 군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를 함께해 줄 것을 확고한 신념으로 설득한다. 종전 이후로도 두 사람은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빅터의 고향 제네바의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향한다. 연구를 위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가 필요했던 빅터는 장의사에게 시체의 머리를 부탁하지만 장의사는 빅터를 동경하던 청년 윌터를 죽이고 큰돈을 요구한다. 이에 분노한 빅터는 장의사를 죽이고 앙리는 두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신념을 위해 죄를 뒤집어쓰고 사형당한다. 빅터는 앙리를 부활시키고자 하고 결국 피조물이 탄생된다. 어디로 튈 줄 몰랐던 피조물의 존재를 두려워하던 빅터. 그리고 혼자 남겨진 피조물. 피조물은 분노 속에서 창조주인 빅터에 대한 분노를 키워간다. 피조물은 빅터 주변 인물들을 모두 잃게 하는데 빅터와 피조물은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피조물은 모든 것을 잃고 이곳에 혼자 남은 것이 자신의 복수라고 말하며 숨을 거두고 빅터는 홀로 남아 이 괴물의 죽음을 지켜본다.
+ <레미제라블> <위키드> <지킬앤하이드>
인간의 삶은 쌓여가는 역사와 비슷하여 수많은 삶이 모이면 다시 커다란 역사가 되어 남는다. 뮤지컬은 주인공을 통해 개인과 가정, 시대, 나아가 인류의 커다란 역사를 조명한다. 흘러간 우리의 과거, 당연하게만 여겨온 과거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해 준다.
<땡큐 베리 스토리베리>
딸과 남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던 과거가 있는 엠마.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어두운 방에서 여생을 보내는 독거노인 엠마에게 정부에서 무료 배포한 택배가 도착한다. 사람의 외형과 아주 똑 닮은 도우미 로봇이 담긴 택배. 주인의 행복한 여생을 위해 세심하고 배려 깊은 행동을 하라는 임무가 로봇의 데이터에 입력되어 있었고, 이 모든 것에 대한 대가는 '땡큐'라는 감사 인사 한마디라고 강조한다. 스톤으로 하여금 엠마는 더 이상 과거를 회피하지 않고 집 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떠나간 것들을 잃지 않고 사랑할 수 있도록, 모든 과거로 이루어진 나를 긍정할 수 있도록, 현재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쌓여온 슬픔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잊지 말라고 강조하다.
<팬레터>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의 문인모임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칠인회의 문인들이 이야기의 축이 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일본에서 유학하며 글을 써온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이 극의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문인 김해진에게 필명 히카루로 팬레터를 보내게 된다. 해진은 히카루를 여성으로 오해하며 사랑에 빠진다. 세훈은 해진을 만나고자 칠인회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나 히카루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뮤즈로 삼고 있는 해진에게 차마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못한다. 해진은 폐결핵에 걸려 아파하면서도 히카루의 편지에 힘을 얻어 글을 쓰는데 해진이 인정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란 생각이 든 세훈은 초조한 마음에 해진과의 편지를 끊는다. 그리고 히카루는 자신감 있고 성취욕 높은 고집 있는 성격의 또 다른 여성 인격으로 자란다. 히카루는 결핵으로 죽음을 앞둔 그에게 글을 쓰라고 재촉하여 몸을 혹사시키게 한다. 통제할 수 없는 히카루의 존재에 세훈은 조금씩 무너져가고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로 죽어가는 해진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자 펜으로 자신의 손을 찌르기까지 한다. 해진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히카루가 사라졌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남긴 마지막 해진의 원고를 통해 처음부터 그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음을, 자신을 버티게 해 준 세훈에 대해 감사함을, 편지의 주인을 마음 깊이 사랑했음을 고백한다.
<해밀턴>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생을 다루며 미국 건국 초기의 역사를 소개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역사를 랩, 힙합, 알앤비 등 대중적인 음악과 어우르고 다양한 인종의 배우를 활용하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의 죽음 이전 7일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다. 예수의 제자 중 하나인 가롯 유다는 진심으로 예수를 존경하고 있었으나 군중이 그를 왕으로 부르며 신격화하는 것을 걱정스러워한다. 군중은 예수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생각하는 유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예수를 떠받들고 열광하다가 그의 태도가 조금 이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숨에 태도를 바꾸고 매도했다. 이런 군중의 태도에 지친 예수를 막달라 마리아는 값비싼 향유를 발라주며 돌봐주는데 유다는 이를 비난하며 그 향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예수와 갈등한다. 가야바, 안나스 등의 사제와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수로 인해 자신들의 지위와 로마 제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 판단, 군중을 선도하여 예수를 반역을 꾀하는 위험한 인물로 몰아간다. 마침내 찾아온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는 유다가 자신을 배신하고 베드로가 자신을 부정할 것이라고 예언, 죽음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력함, 운명에 대한 원망, 저항할 수 없는 고통을 부르짖는 마지막 기도를 한다. 끝내 운명에 순응하고 죽기로 마음먹은 예수는 본인의 예언대로 체포되고 이스라엘의 왕 헤롯에게 조롱당하고 빌라도에게 고문당한다. 유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자살을 택하고 동정심을 느낀 빌라도도 예수를 풀어주고자 하나 이미 돌아선 군중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어 십자가에 못 박혀 최후를 맞이한다. 한 사람으로서에 초점을 맞춘 파격적인 해석은 초연 당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레베카> <사운드오브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