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날씨 위젯에 바람이 표시되었다. 웬만한 바람으로 바람이라고 표시 안되는데 이 정도면 강력한 바람이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가자마자 강한 바람이 불었다. 토리의 털이 팔락 팔락 휘날린다. 토리도 꽤나 놀란 모양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제 반팔 입고 나와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섣부른 생각이었다. 벚꽃이 만개한 이 시기에 강풍이 분다는 건 벚꽃 잎을 다 떨어뜨리겠다는 못된 심보다.
지나가던 등산객이 '벚꽃비 내린다!'라고 말한 뒤에 우박이 내렸다. 처음에는 뭐가 떨어지길래 비인가 싶었는데 비는 아니었고 눈도 아니었다. 우박이었다. 벚꽃잎과 우박의 조화라니. 산책하고 집에 들어오니 다시 해가 났다. 4월 날씨 정말 기가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