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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Jul 01. 2017

@커피마쉴랭 6호_김종석 커피_경기 과천

기분 한 잔, 커피 한 잔, 그런 날에

*커피집 이야기를 심심풀이로 볶아낸 커피 매거진


@커피마쉴랭이란?

일없는 노인네마냥 동네 커피집 탐방하며 내 입맛대로 쓰는 커피집 이야기다. 있는 척 아는 척 온갖 척은 다 하며 '미슐랭' 흉내내는 놀이로서 "나 커피 마쉴래, 힝-"의 준말임.

@커피마쉴랭의 평가 기준

•커피맛 : 언제나 맛보지만 커피맛은 주관적.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커피집 분위기에 따라, 그리고 나의 입맛에 따라,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내 짧은 지식에 따라. 그리하야 약간의 신뢰만 가지시길.
•분위기 : 언제나 느끼지만 분위기도 주관적. 사람에 따라, 소음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음악에 따라, 조명에 따라, 냄새에 따라, 커피맛에 따라, 인테리어에 따라, 가게 위치에 따라, 주인장의 호감도에 따라, 무엇보다 내 감성의 굴곡에 따라. 그리하야 어느 정도만 고려하시길.
•주인장 호감도 : 주인장 호감도는 이미 주관적. 오가는 손님에 따라, 그날의 일진에 따라, 주인장의 타고난 성격에 따라, 주인장과 손님의 케미에 따라, 무엇보다 주인장과 내 자아의 맞닥뜨림이 가져올 결과에 따라. 그리하야 다른 누가 아닌 나에게만 매우 중요할 수 있음을 이해하시길.

@커피마쉴랭의 당부

커피와 커피집에 대한 내 평가에 너무 진지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재미로 쓰는 이야기이므로. 커피맛은 직접 가서 맛보길 바란다. 그대 입맛이 세상 최고의 입맛이고, 그대 감성을 넘볼 이 아무도 없으므로. 그리고 거게가 사라지기 전에 가 보길 바란다. 너무나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떠나가는 게 현실이므로.

커피맛 ++^

더치 기준이다. (다른 것은 먹어보지 않았다.) 가격 대비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비싼 원두를 사용했다면 이해할 테지만 9천원의 가격 치곤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진하기라도 했다면 어땠을까. 커피의 양도 너무 적었다. 요즘 나오는 좌우로 좁고 위로 조금 긴 캔 사이다를 떠올리는 컵에 담겨 있었다. (새로 나온 300미리 하이네켄도 그런 모양이다. 하이네켄이 왜 생각났을까. 먹고 싶어서지 뭐.) 얼음이 반이니 더치가 100미리는 들어가려나. 물론 뭐 더 많이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더치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짜다. 첫 방문이고 나의 주관적인 입맛임을 고려해야 하지만. 더치 아닌 에스프레소 커피는 더 괜찮을 것이다.

@pixpress instagram


분위기 ++++

주차 공간이 있는 꽤 넓은 매장이다. 차에서 내려 바라보는 커피집 외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밖은 깜깜 안은 훤한, 좌우로 환하게 젖혀지는 접이식 문이 열려 있어 더 그렇지 않았을까. (밤이어서 더 느낌이 좋았을 수 있다.) 나무 느낌을 살린 따스한 빛의 커피집이었다. 내부로 들어오면 조명이 더욱 밝은 카운터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는 벽면을 가득 채운 커피 기구들이 조명에 반짝이고 있어 커피집을 기대하는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곳이다. 다양한 커피 기구와 컵들을 전시해 두어 보는 재미가 있다. 원두를 직접 판매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파티션 역할을 하는 나무 책장이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책이 인테리어가 되는 세상이 이런 건가, 하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조화가 있는 공간이다. 나무결이 살아나는 느낌이 드는 곳이랄까.


주인장 호감도 ++++

세 분이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한 분은 알바이거나 견습생 같았고 다른 두 분은 형제 같았다. 두 분 모두 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턱 전체를 덮을 만큼의) 형제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비슷하게 자랄 수 있을까. 그 중의 한 분이 바로 이 커피집의 주인일 것이다. 조금은 강렬한 인상의 소유자. 오랜 시간 자기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장인의 눈빛이랄까. (말하자면 그렇단 의미이다. 실제론 어떨지 모르고. 그리고 모른다고 해서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상도 많이 받으신 것 같고. 설마 전시해 놓은 것이 자격증만은 아니겠지? (자세히 보진 못했다.)


커피집 총평 ++++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이다.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오후의 커피집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이 많다면 이런 기분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방문했던 당시엔 사람도 적었고, 조명은 좋았고, 마음은 꽤 평온했으니까. 더치에 대한 나의 분노어린 마음을 빼고 나면 잘 가꾸어 놓은 커피집이다. 얼마나 더 훌륭하길 바랄까.


원 모어 띵

여름의 시원한 밤바람을 쐬며 커피나 한 잔 해볼까, 하는 기분이 들 때 추천하고 싶은 커피집이다.


^엮인 글 : @커피마쉴랭 5호_피넛 커피_충북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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