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시락 Jul 26. 2016

39화 반가사유상 *1

생각에 잠긴 보살

대체 어떤 생각에 잠겨 있으신가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때에 찍은 사진이다. 내 브런치 '생각하는 사람' 매거진의 표지 모델이기도 하지.

섬세하게 다듬은 기술은 정말 경이롭다. 어깨부터 바닥까지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선과 옷에 새긴 주름. 얼마나 오랜 시간 공을 들였을까. 작품에 투영한 장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당시 사람들이 사유하는 보살을 염원하며 이런 형상을 만들어내다니. 문화적 성숙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당시 신라인이 가진 문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오늘날 가우디의 건축 ‘사르라다 파밀리아’를 칭송하는 것과 다를 게 없지.

뭐니뭐니 해도 그 묘한 미소, 그 뜻모를 표정이 압권이다. 웃는 듯 마는 듯. 생각에 빠진 듯 빠지지 않은 듯. 중생 구제가 목적인 보살에게 어쩌면 아울리지 않을 모습인지도 모른다. 중생의 고통을 바라보면 그것에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길 수 있고, 외면하면 외면한다는 자책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군형을 잡은 채 골똘히 무언가를 바라보는 마음, 돌보는 자세, 어디 하나에 기울지 않은 채 서 있고자 하는 의지. 모든 중생을 감싸안은 보살의 모습은 이런 것이리라. 신비롭다는 말은 이런 것이기도 하겠지.

* 글과 사진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연관 글 : 40화 반가사유상 *2}

매거진의 이전글 38화 오월, 마음을 빼앗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