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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Dec 30. 2018

200번째 포스팅을 올리며

인간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브런치 시작한지 3년 하고 반이 다 되어간다. 횟수로는 4년째. 그간 남긴 글이 이 글로써 200개가 되었다. 이 글은 이걸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브런치로 시작)를 한지 4년째, 만 삼년 반이 되어가는 시점. 대충 계산을 해 보니 이 기간 동안 매주 하나 정도 글을 쓴 것 같다. 초기에는 더 열심히 썼지.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에서. 최근에는 이런저런 다른 일들로 조금 뜸했으나 지속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을 자주 쓰다보니 늘긴 늘었다. 처음엔 논문처럼 너무 딱딱했는데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로 변신하고 있다. 물론 내 주관적 판단일 수 있으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그 뻔한 말이 와 닿는 지금이다.


쓰겠다 마음먹었어도 막상 써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 쓰는 건 좋아했으나 꾸준히 쓴다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여기에 더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자 생각했기에 더욱 많은 기운을 쏟아부어야 했다. 이 정도면 됐지, 가 아니라 이 정도는 돼야 해, 라는 기준을 넘어서기 위해 애써왔다. 그것은 내공을 쌓는 일이기도 하고 대중성을 갖는 일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 것과 별개로 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이니까. 언젠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리라 믿었다.


현재의 구독자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처음엔 언제 구독자가 늘지 고민했으나 지금은 조금씩 늘어가겠지,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는 중이다. 3700명의 숫자가 아닌 3700명의 사람에게 내 글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어릴 때 난 어른이 되어 꼭 책을 하나 내 보고 죽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그 소원을 이루었다. 한 권은 이미 냈으니까. 하지만 충분하지 못했다. 책을 낸다는 마음이 조금은 앞섰으니까. 더 나은 글을 쓰는 게 결국 글 쓰는 이의 의무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글이 당연, 좋아야 하지 않을까.


난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원래는 철학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철학을 공부하다 보니 역사와 예술, 정치와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부터는 IT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다방면으로 글을 쓴다는 점에선 움베르트 에코와 비슷한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람만큼 지적일 순 없다. 그 정도로 쓸 수 없을 느낌이다. 하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난 나만의 글을 쓰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스타일이 완성될 수 있겠지. 인류가 쌓아올린 거대한 정신의 세계에 점 하나 찍어보자는 욕심이지.

스타벅스에서 한 컷

하지만 내 최종 목표는 박학다식한 인간이 목표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으로부터 인간이 무엇인지 알고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다. 나의 모습으로, 나대로 살아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 살아간다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그 어딘가의 언저리엔 닿겠지. 설령 안 닿는다 하더라도 무엇이 문제인가. 애 써 왔다는 게 중요하지. 누구나 그러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좀 더 의미있는 인생이지 않을까. 태어나 자기가 되는 것 이외에 더 값어치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인간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는 곧 인간의 이야기다.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띵커벨

^엮인 글 : 68화 나의 디자인 이야기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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