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in아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시락 Dec 09. 2019

맹은희, <b r e a t h ː i n g>

갤러리 @t바솔

2019년 11월 역삼역에 있는 ‘히든엠갤러리’에서 맹은희 작가의 <b r e a t h ː i n g> 전이 열렸다. 그 전시를 바탕으로 한 리뷰이고, 작품에 대한 내 주관적 해석이자 견해이다. 다시 말해, 작가의 의도나 작품에 관한 소개와는 무관하다.

<b r e a t h ː i n g>이란 제목을 보자. 그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어느 정도 보인다. 작품은 그림이나 작품을 전달하는 제목은 언어다. 게다가 많은 고심이 느껴지는 언어다.


영어로 breathing. 하지만 제목은 b r e a t h ː i n g 이다. 글자 하나 하나가 떨어져 있다. 그 사이 사이. 그것이 b r e a t h ː i n g 이다. 이를 재구성하면 b (숨쉬고) r (숨쉬고) e (숨쉬고) a (숨쉬고) t (숨쉬고) h (여기서도) ː (마찬가지) i (숨쉬고) n (숨쉬고) g 이다.


단어 하나, 숨 한 번, 단어 하나, 숨 한 번, 작가는 그렇게 b r e a t h ː i n g 을 재구성한 듯하다. 숨쉬는 것 자체가 그렇다. 한 번은 들이쉬고 한 번은 내쉬고. 그게 호흡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ː i n g’로 끝난다. 숨이 멎으면? 죽는다. 그러므로 ing. 그리고 숨도 작가의 작품도 계속되므로 ing 다.

작품이 그렇듯 사는 것도 그렇다. 한 번은 막히고 한 번은 뚫리고. 어느 것은 투명하고 어느 것은 불투명하고. 세계도 그렇다. 빈 공간이 있으면 공간을 채우는 사물도 있다. 그렇게 뒤엉키고 얽히고 설키는 것이 삶이다. 물론 작가는 이 삶 전체보다는 ‘숨’이라는 더 작은 부분에 집중한 듯보인다.


작가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자세히 볼 수 있다. 작가는 <b r e a t h : i n g>이란 제목처럼 ‘숨결’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저 숨이 아니라 숨결이다. 숨에도 결이 있다. 인간이 내뱉는 숨을 보면 그것은 그저 흩어지지 않는다. 이쪽 혹은 저쪽 또는 둥글게 말아올리다 아무렇게나 흩어지기도 한다. 포착할 수 없는 그 숨결을 포착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것, 그것이 맹은희라는 작가의 예술이다.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사진을 더 가까이 찍어보았다. 끊임없이 요동치는 숨결이 이리저리 부풀어 오르고 있다. 리본 체조에 사용되는 리본이 물결치는 모양새다. 작가에게 숨결은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거나 작가가 이런 형태로 숨결을 형상화했을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작가는 잠시 숨을 멈추어야  했을 것이다.


맹은희의 <b r e a t h : i n g>에 관심을 가져보자.
지금까지 외설보단 예설’이었다.


영상으로 보는 미술 전시 - in아트

https://tv.kakao.com/v/406094881


https://www.basolock.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