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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Sep 14. 2020

(책 리뷰)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태그: 철학, 인문, 소크라테스

북book 찢어 속속들이 들어내볼까. **)
책 제목은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이다. 저자는 허유선, 출판사는 믹스커피이다. 브런치 특성상 제목의 글자수가 정해져 있어 제목에 더 이상의 표기를 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서양철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가 안내자가 되어 '철학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풀어놓았다. 철학 전공자 사이에선 '철학'과 '철학함'이라는 두 가지 활동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선, '철학'이란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또는 역사상 존재했던 수많은 철학자들이 말해온 그들의 철학이나 사상 쳬계 또는 그 철학이 담긴 저서나 철학의 방법론을 일컫는다.


다음으로, '철학함'이란 이들의 철학과 생각의 방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자신이 갖는 문제 의식에 적용해 보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철학함'이란 '철학하는 활동' 또는 '철학적 사고에 바탕을 두어 생각하는 활동이자 이를 실현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죽은 철학자들에 대해 배우는 것은 그들의 철학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철학적 활동을 배우고 익히며 이 현실에 되살리고 응용하는 일이다.


"제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아서 초조하고 불안해요. 저 스스로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니까요. 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요?"


이 책의 첫 구절이다. "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요?" 저자에겐 이 물임이 철학의 시작이었거나 이 고민을 철학적으로 해결하고 싶었을 것이다. 옆에서 볼 때 "나 잘하고 있는 걸까?"라고 묻는 사람들은 자신의 예상보다 꽤 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본인이 본인에 대해 지니는 의심이다.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물론 지나치게 자기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질문을 시작으로 소크라테스를 찾아가고, 소크라테스가 누구인지 알아보며, 소크라테스가 생각했던 방식을 알아보고, 소크라테스의 철학함을 나에게 적용시켜 보며, 철학은 그저 생각하는 활동만이 아니라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고, 마침내 '나' 역시 그런 소크라테스를 좇아 철학적 사고를 해보고 철학의 유용성을 통해 자신의 문제와 세계(인식적 세계)의 문제를 이해해보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다시 한 번 철학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켜주거나 자신이 처음 철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를 한번쯤 돌이켜보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다만, 그저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고 싶거나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용기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은 답을 주지 못할지 모른다. 다만,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잠시나마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엮인 글: (책 리뷰) 집 안의 작은 미술관_유니온아트_봄이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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