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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r 04. 2021

(책 리뷰) 도가_김대근_살림출판사

동양철학, 인문, 노자, 장자, 도가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도가의 사상을 간결하게 풀어낸 책으로, 노자와 장자 속에 들어있는 어려운 개념을 꺼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심오한 사상을 풀이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었다. 대신에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5가지 주제로 엮어 그들이 했던 말에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를 가볍게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다양한 예시와 쉬운 개념 풀이로 노자와 장자를 아우르는 도가 사상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한다.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이라는 부제처럼 도가의 사상은 비움을 전제로 한다. 끊임없는 성장과 욕망을 추구하는 현대 자본주의와 반대 방향의 길을 걷는다. 그래서 도가의 사상은 인간의 욕망을 자제하고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반문명'의 입장에 놓여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도가의 기본적인 생각과 함께 이를 '자아의 성장'과 '역설적 시선', 그리고 '현대 문명과 4차 산업혁명'으로 확장시켜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살림지식총서가 그렇듯 대단한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사소한 즐거움을 얻을 순 있다.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겠다는 총서의 의지를 잘 반영한 책이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노자와 장자를 비롯한 도가 사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친절한 소개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목차와 책 속 한마디를 살펴본다면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도덕경 연재

https://www.basolock.com/richness-taoteching/


머리말: 도에 대해 말한 사람들

유가에서 생각하는 핵심이 인仁이나 예禮이고, 불교에서 주장하는 핵심이 공空이라면, 도가에서 주장하는 핵심은 바로 ‘도’다. 도가에서 도를 행해야 한다고 말하면, 유가에서 인이나 예를 행해야 한다는 의미와 같고 불교에서 세상이 모두 공이라 말하는 의미와 같다. (책 속 한 마디)

    

제1장 그들이 찾아 헤맨 것

고대 동양에서는 하늘이 벌을 주고 상을 준다거나, 하늘이 사람을 굽어살핀다는 등 어떠한 인격적 신이 인간의 삶을 주재한다는 믿음이 강했다. 노자는 이런 인격체에 바탕을 두어 우주 생성을 이해하는 대신, ‘도’라는 비인격체 또는 물질과 같은 것을 설정했다. 세계를 이루는 근원인 ‘도’에 인격적인 특징이 없는 노자의 우주론은 중국 사상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책 속 한 마디)


- 노자와 장자 그리고 열자와 양주

- 은둔에서 종교로

- 말로 다 못 할 말을 왜

- 비록 비웃음을 사더라도

- 세상의 근원을 찾아     


제2장 거꾸로 보고 뒤집어 보며

노자를 비롯한 도가 사상가들은 상식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그것이 정말 당연한지를 묻고, 모순되는 개념과 개념 사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 전혀 다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특징이 있다. “이것이다” “저것이다”라고 확정하기보다는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다”는 식의 애매모호함으로 여유를 두는 방식을 취했다. 이것이 도가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역설’이다. (책 속 한 마디)


- 아름다움이 때론 추함이 될 수 있어

- 연약하고 부드럽고 비어 있어야

- 쓸모없음이 쓸모 있음을 만들어내고

-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 전체를 볼 줄 알아야  

   

제3장 도가에서 추구하는 이상적 삶과 인간

‘무위無爲’는 보통 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거나 애써 무언가를 하지 않는, 다시 말해 ‘무언가를 하려 하는 마음 없이 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노자의 핵심 사상인 무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설이다. 청소를 해야 한다는 마음 없이 청소를 할 때 평소에 하기 싫은 청소를 가볍게 할 수 있고, 남을 돕는다는 마음 없이 남을 도울 때 그것이 참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해야 하는 공부라면 억지로 해야 한다는 마음 없이 공부할 때 능률이 오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노자는 이러한 무위의 방식을 통해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 속 한 마디)


곤이 붕이 된 것도, 붕이 구만 리 하늘을 날아가는 것도 모두 자기 안의 경계를 넘어서는 일이다. 자기의 한계가 ‘한계’가 아니라는 믿음, 자기 밖의 경계가 ‘경계’가 아니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새로운 자아와 마주할 수 있다. 장자는 자기 존재의 변화가 특정 사람에게만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다. 이러한 장자의 사상은 자신이 없어 웅크리거나 피하기만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다. (책 속 한 마디)


- 통나무와 갓난아기와 물

- 있는 모습 그대로

- 나를 잊고 나를 다스려

- 돈과 명예와 권력에서 벗어나

- 나의 한계를 넘어     


제4장 살맛 나는 세상은 언제쯤

 노자는 군주라면 세상 모든 사람을 모두 잘살게 만들더라도 그것에 관여하려들지 않고, 무언가를 이루더라도 그것에 안주하지 않으며, 업적을 쌓아도 이를 자기 자랑으로 삼지 않는다고 보았다. 자기의 공을 주장하지 않는 것을 넘어 그 공을 모든 백성에게 돌리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임을 주장했다. 비록 모든 걸 다 갖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이 있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고 언제나 백성을 아끼는 군주라면, 백성 역시 그의 말을 저절로 따를 것이다. (책 속 한 마디)


- No War! 전쟁에 반대하다

- 겸손함의 미덕

- 통치자의 으뜸 덕목은 겸허

- 차별 대신 포용으로

- 자기의 덕을 의식하지 않기

- 작지만 정답게     


제5장 미래를 맞이하는 인류의 자세

지구에서 인간만이 특권을 누릴 자격은 없다. 그 자격은 지구에 사는 모든 것에게 주어진 것이고, 세이건의 말처럼 인간은 스스로 자만을 확인해야 하고 자연을 경외하며 그 앞에서 주인이 아닌 손님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각각 다르다는 점에서 또한 본래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구를 소중히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며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곧 자연을 대하는 도가의 자세다. (책 속 한 마디)


- 나누진 못해도 빼앗진 말아야

- 진짜 나는 누구일까?

- 속도와 속력

- 죽음과 삶의 문턱에서

- 푸른 지구를 지켜라   


맺음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사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본래 그대로, 자기 스스로. 노자의 말처럼 노여움이 즐거움으로 슬픔이 기쁨이 되는 날도 있으니, 삶도 죽음도 그대로 두고 보아야 하겠지. 이것이 도가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자세가 아닐까. (책 속 한 마디)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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