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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Oct 31. 2020

(작가의 재구성) 언카인드 아카이브

지난 다섯 번의 전시를 되돌아보다

언카인드의 언택트 전시 리뷰에 이어 오늘은 언카인드의 지난 전시들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언카인드의 지난 전시들에 대한 리뷰( 마지막에 링크가 있다) 하려는 이유는 그들이 시도했던 컨셉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초자아(2015), 영화(2016), (2017), 죽음(2018), 경계(2019), 그리고 NEWTOPIA(2020)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공간디자인이라는 자신들의 전공과 연관지어 공간과 예술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인간에게 공간은 참 중요하다. 공간은 인간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지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공간에 서 있는 사람과 겨우 몸 하나 누울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에 거 있는 사람이 갖는 생각과 느낌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인간에 의해 공간이 바뀌기도 한다. 물론 한 사람이 갖는 생각의 방식과 상상력과 차이에 따라 같은 공간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공간은 물리적이고 객관적이기도 하나 주관적이고 심리적이기도 하다.

공간을 디자인 한다는 것은 그래서 다양한 사고 실험과 느낌의 구현, 상상을 통한 구상과 실현, 그리고 인간과 문명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21세기의 건축과 도시 계획이 20세기와 다른 이유는 사람이 변했고 사회가 변했고 문명이 변했고 인류가 변했기 때문이다. 20세기적 감성 또는 문화 감수성이 21세기에 머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대 공간디자인학과 동아리 언카인드의 작가들은 어떤 감성과 문화 감수성을 지니고 있을까? 그들이 펼쳐나갈 앞으로의 세상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리뷰는 다음과 같이 지난 전시들언카인드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 지난 전시들

2015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지난 전시들을 모아보았다.

https://www.unkind2020-newtopia.com/blog


2015

SUPEREGO WHICH LOOKS LIKE A PUN

2015 1st Personal Design Exhibition _ 2015.04.08 - 04.13

184, Gwanhun-dong, Jongno-gu, Seoul, Korea Topohaus

‘고전, 틈, 솔루션, 결합, 색, 장난, 공간, 빛, 소리, 관계, 거짓말, 쾌락, 오감, 그림자, 맛, 공존, 위상, 변화, 길, 자극, 선택, 환상, 인지, 약, 낯섦, 슈퍼에고’ 라는 키워드들을 말장난 하듯이 조합하여 초자아를 보여주는 작품을 전시하도록 기획되었다. 같은 너비를 몇 개의 부채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각 부채의 각도가 정해지고, 정해진 각도에 Y자 형태의 연결부를 만든 후 부채를 부착한 FAN-JOINT 들을 커브모양의 기둥 뼈대에 결합한다. 기둥 안 빈 공간의 LED 조명은 관람자가 종이부채의 겹쳐진 정도에 따라 다른 밝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2016

MOVIE, SPACE, IDENTITIY

184, GWANHUN-DONG, JONGNO-GU, SEOUL, KOREA TOPOHAUS _ 2016.03.31 - 04.05

국민대학교 조형관 로비 _ 2016.04.07 - 04.14

보편적 오브제에 다양한 스토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이야기가 이야기를 만든다.’ 의 개념으로 다양한 관점들이 모여 하나의 전시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 다큐,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장면, 느낌 색감을 다양한 방법 ( 아크릴 페인팅, 스프레이, 페이퍼 MACHE 등)을 통해 표현한다. 작가가 영화에서 받은 영감은 그래픽적 요소가 되어 사람이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의 최소 단위인 플라스틱 의자에 더해지게 된다. 이로써 영화와 공간, 정체성은 일정한 형식을 갖춘 작품이 된다. 이것은 관람자에게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며 하나의 군무로 재탄생한다.


2017

DREAM CATCH-ER_ 꿈의 서울

2017. 09. 13 - 09. 19

184, GWANHUN-DONG, JONGNO-GU, SEOUL, KOREA TOPOHAUS

'드림캐쳐'는 아메리카 토착민에게서 시작된 일종의 장식물로, 아메리카 토착민들은 그것을 침대 위에 걸어두고 잠을 자면 나쁜 꿈은 그물에 걸려 아침 햇살과 함께 사라지고, 좋은 꿈만이 마음 속으로 들어오게 해 준다고 믿었다. ‘나’ 자신에게 드림캐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서울의 한 곳을 설정하고, 그 공간을 상징하는 드림캐쳐를 제작한다. 각자가 정한 공간의 사진과 컬러칩, 설명을 작성한 포스터를 벽에 부착하고, 장소와 연관된 색상과 오브제들을 활용하여 제작한 드림캐쳐를 흰색 천과 함께 레이어드하여 파빌리온을 완성한다. 관람자는 파빌리온 사이를 이동하며 나쁜 것을 걸러내고, 좋은 기억을 남기는 꿈의 공간을 경험한다.


2018

잘 먹고 / 잘 살고 / 잘 죽자
2018.10.01 - 10.07
410-21, HAPJEONG-DONG, MAPO-GU, SEOUL, KOREA BINCAN

‘기억의 차’는 가장 확실한 미래인 죽음을 뒤로 하고 불확실한 현재를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전시이다. 작가 본인이 죽음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하고, 죽음과 함께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주제로 기억의 차를 만들고 유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시 공간 중앙에 들어서면 축 처져 있는 검은색 천들이 등장하는데, 그러한 겹친 검은색 천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하나의 문구가 등장한다.

“안타깝게도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의 끝에 죽음이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평생 잊고싶지 않은 기억 하나는 간직하게 하고 싶습니다.”




2019

UN[              ], 경계를 확장하다
2019.09.23 - 09.27
미인도_ 서울 성북구 동선동3가 22-6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은 개인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고, 본인의 한계를 허물고 영역을 확장시키는 기회를 갖는다. 작가들은 ‘패턴’이라는 대주제 안에서 F(X)=UN[      ] 라는 본인만의 함수 수식을 성립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수식을 다양한 결과로 도출한다. 이를 위해 ‘UN-’ 접두사 뒤에 단어를 결합하여 자신의 경계와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고, 이를 다양한 방식 (알코올잉크페인팅, 테라조, 실크스크린, 일러스트) 을 활용하여 명함과 함께 전시한다. 여러 개의 작품들이 ‘언블랭크’ 라는 하나의 물음에서 출발하는 것을 보여주는 파빌리온은, 무한히 이어지는 모듈을 통하여 물음에 대한 확장성과 가능성을 표현한다.

✪ 언카인드 인터뷰

언카인드에 대해 궁금했던 몇 가지를 인터뷰했다. 대학생이자 학과 동아리로서 장기간의 전시 준비와 큰 규모의 전시를 해왔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Q: 한 해에 한 번 전시하나요? 아니면 때에 따라 더 많은 전시를 하는가요?

A: 한 해에 1번 정기전을 선보이며 올해 2020년에는 지난 5월에 이제까지 언카인드의 활동을 정리하고 기념하는 의미에서 아카이빙전을 이례적으로 열었고, 현재 2020년 정기전을 진행중인 것입니다. 원칙적으로는 1회 진행이 맞으며 올해만 2회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Q: 전시 기획부터 작품 전시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A: 운영진은 대략 2~3달의 준비기간을 가지고 기획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작가들(일반 동아리원)에게 배포합니다. 작가들은 한달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제출하고, 그것을 추합하여 운영진에서 전시 설치 후 전시 개막을 합니다.


Q: 1년 기획 전시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가요? (학업과의 병행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A: 운영진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번 팀별 회의, 이주에 한 번 팀장회의 등을 가지고 각자 팀 회의 때 맡게 된 업무들을 해오는 것을 기본 루틴으로 잡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 총량을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보통 여름방학동안 준비하여 9월이나 10월에 전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지라 방학 때 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합니다. 또 졸업을 위한 전시점수를 채울 수 있는 기회이다보니 과 내에서 가장 인원수가 많기도 하고, 다들 학업에 품을 들이는 만큼이나 동아리 활동도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Q: 작품전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 또는 전시실 대관료는 어떻게 마련하나요? (대학 동아리로서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여서요.)

A: 학교에서 동아리 지원금이 나옵니다. 매년 책정 예산은 달라지지만 그 해의 회장 부회장이 학기 초에 예산안을 작성해 학생회와 교무처와 조율하고 한 해동안 활동할 수 있는 적절한 예산을 지원받습니다.


Q: UNKIND에 속한 구성원들이 모두 공간디자인 전공인가요, 아니면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나요?

A: 다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과 사람들로 이루어져있으며 언카인드는 중앙동아리가 아닌 과동아리 입니다! 공간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공간디자인스럽지 않은 다양한 것들을 해보자 하여 모인 것이 저희 언카인드의 시작입니다.


Q: 타 대학 동아리와 연합으로 하는 활동이 있는가요?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려요.

A: 현재는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제품대자인 동아리 ‘제퍼스’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공간소모임 ‘덤벙주초’와 함께 ‘수다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 개 동아리 사람들이 모여 디자인 또는 더 넓은 범위에 관한 가볍거나 심오한 아야기를 주고받는 연합프로그램입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화상 채팅 방식으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전시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A: 2020년의 운영진은 이번 정기전을 마무리로 다음 대 언카인드 운영진과 교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시 주제나 형태에 대해서 이렇게 진행할 것이다, 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가 진정될 때 까지 적어도 2년의 시간은 더 있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이 있듯이 다음 대의 언카인드 또한 웹전시의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희가 그 길을 조금이라도 터놓고 새로이 접어든 국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이번 2020년에 웹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웹전시를 진행하며 전시실 대관을 하지 않게 되니 이제까지 전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전시 설치나 도면 계획등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들이 공간디자인과(줄여서 KIND/전 실내대자인학과, 현 공간디자인학과)스럽지 않은 것(un) 을 하겠다는 unkind의 취지에 더욱 걸맞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제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향을 가진 많은 작품들이 나왔고, 운영진에게도 더욱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작업들을 시도할 수 있었던 기회였기에 앞으로 어떤 전시를 하든 어떤 주제를 가지든 더욱 확장된 새로운 개념의 전시에 도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엮인 글: (전시 리뷰) 언카인드UNKIND 뉴토피아NEWTOPIA


by 김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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