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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Nov 19. 2017

껐다, 켰다

<단상 54>

껐다, 켰다 - 리셋
@pixpress instagram
한 달 정도 쉬었다. 리셋.
말 그대로 뇌를 껐다, 켰다.
이대로 가단 과부하로 내 머릿속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단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그리고 잠시 쉰다면 여태 달려왔던 연속성이 단절될 거라는 또 다른 작은 두려움과 함께
고된 읽기와 지나친 사색에 잠시 제동을 걸었다.

습작과 함께 이런저런 글쓰기를 시도하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도 어느덧 이 년이 좀 더 지났다.
열심히 무언가를 쓰고, 나를 알리고.
조금씩 쌓이는 만큼 성장해 가는 것 같다.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글로 먹고 살아보겠다는 마음의 충돌.
그 또한 넘어서야 했지.
낯선 나와의 만남과 마찬가지로.

글은 타인을 향해 있다. 그 글을 쓰는 나 역시 일부는 남을 향해 서 있어야 한다.
글은 내 것이나, 그 글을 공개하는 순간은 남의 것이 되기도 하니까.
누군가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가기 위해선 그들의 구미에 맞추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다워야 한다.
그 호소력이 타인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가 닿는 일일 수 있기 위해선.

무엇을 드셨나요? 맛은 어떠했나요? 원치 않으시면 다시 내놓을게요. 하지만 단지 당신의 입맛에만 맞게, 그리고 단지 내 조리법에 맞추어서는 아니랍니다. 당신이 원치 않으면,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난 달게 받아, 다시 달달하게 내놓으면 될 테죠.

난 내 글을 쓰고, 그댄 내 글을 읽으며
내가 차린 사색의 접시에 따스한 김이 서리는 날.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사색업자

^엮인 글 : 62화 가을의 사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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