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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가나오는영화 Mar 07. 2023

어른, 고양이

누미에게 전하는 편지1

안녕, 보고 있어도 반갑고 그리운 계속 보고 싶은 누미찡.


있잖아, 누미야.


너는 사람나이로 따지면 어른이라고 하잖아.

7년의 세월로 너는 이미 중년의 고양이로 접어들었잖아.

그러면서 너는 나의 나이를 이미 추월 했고,

근데 아직도 너는 뛰는게 좋고, 소리를 지르고 울며 츄르를 달라고 하고

주지 않으면 끝까지 밥그릇 앞에 앉아 있잖아?

결국 끈질긴 근성으로 츄르를 얻어내잖아?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때는  문앞까지 쫓아오며 위험하다고 앙탈섞인 울음을 내보내고,

때때로 무언갈 하는 나를 뒤에서 노려 보며 지켜보지.

아니 늘 적정거리를 두고 내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넌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지.


신경쓰지 않는 척 해도, 늘 자면서도 180도로 귀를 돌려가며 감시하고 있고,

갑자기 자다가 일어나서 내 방에 장난감을 물어오기도 하지.

넌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불혹쯔음, 중년의 고냠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물론 아주어릴적 휴지를 뜯으며 광란의 파티를 열때보다야 얌전해지긴 했지만 말이야.


누미야. 이런 너를 어른이라고 정의를 내려도 되는걸까.

나이를 먹었다고 그냥 이제는 중년신사고양이라고 여겨도 되는 걸까.


난 말야, 인간으로 태어나서 사는 동안에  사회적으로  

아기,영아,유아를 거쳐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성년이 되어 쭉 살아가고 있는데,

그래서 사회에서는 어른으로써 의무를 다하라고 하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데,

가끔 내가 어른이 맞나 의심이 가.


이것저것 못하는 것 투성이인데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있다고  과연 내가 그 진정한 어른이 맞는건지.


나는 아직도 배워야할게 많고 경험해야 할게  많고, 시도해야할 게 많고,


그 와중에 실수투성이에 겁도 많고 , 모든 부분들이 미완성인 것 같은데, 어른이라고 봐도 무방한건가.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고 그래서 술을 사고 담배를 사고 19금 놀이를 할 수 있는  자유권이 있다는게 어른이라고 정의한다면 어른의상태에 있는게  맞는 것 같긴한데.


어른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질감이, 부피감이 그렇게만 생각 되어지지 않아서,


어른이라는 단어를 맞닥뜨렸을 때,  

왜 한발자국.

거리를 두고 싶은건지 모르겠어

이상하게 불평스러울 때만 미묘가 된다.





너와나는 묘르신과 어른 이라고 그냥 말해도 되는 건가?


그냥, 어른이로 합의를 볼까봐.  

어른이고양이, 어른이로.


훨씬, 마음이 편하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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