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짜내기.
공모전 리스트를 보았다.
이걸 보고 있노라면 나의 게으름을 조금은 타파 할 수 있을것만 같아서
조금이라도 어떻게든 쓰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바삐 손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번에 본 페이지에서 느꼈다.
글을 쓴다는 것의 답답함을.
내가 좋아서 하는 글쓰기 이지만, 써내야 하는 글쓰기는
생각만큼 흐름이 유연하지 않기도하고,
뭘 써야할지 전혀 모르겠는 막막함을 안겨준다.
사실 쓰고 싶은 글도 그렇다.
이런 내용을 담아서 쓰고 싶은데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글도 타자기를 누르면서
내 머릿속은 백조가 물속에서 발을 휘적휘적 휘젓듯
부산스러운 소리를 내진 않지만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글에 나의 마음이 온전히 닿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여기서 글쓰기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아니, 글쓰기가 이중적인게 아니라
내가 글쓰기를 이중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글은 아무런 죄가 없다.
글쓰기는 참 좋고 즐겁고 유익하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글쓰기는 사막 한가운데 놓여진 듯. 답답하고 뜨겁다 못해 따갑다.
이런 양가감정이 듬에도 글을 써내려 간다는 것은
글쓰기를 하면서 나의 생각들을 쓰고 배치하고 나열하며
내 마음속에 빛나는 보석같은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고
값진 것 들을 얻는 기쁨이 도통 잊혀지지가 않아서,
다시 경험하고 싶어서겠지.
글을 쓰고 ,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또 글을 쓰고. 다시 내 생각을 가다듬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가끔 읽어주는 누군가가 나에게 크나 큰 힘이되기도 하고.
이런 ‘쓰기’ 행위를 반복하면서
나는 또 한번 찰나지만 성숙해지는 나를 맛 본다.
아직 여리고 ,어리고 , 순수하다.
글에 있어서 만큼은 그렇다.
그래서…….
하루키 소설을 읽으러 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