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낄 '감' 움직일 '동' : 모든 공동체의 숙제 - 박웅현 소장
느낄 '감' 움직일 '동' : 모든 공동체의 숙제 - 박웅현 소장
요즘 광고와 에디팅, 카피라이터, 그리고 리더십에 관한 공부를 이어가면서, 수많은 하이퀄리티 인터뷰들 중에서도 ‘이분의 이야기는 꼭 먼저 들어야겠다’ 싶어 재생 버튼을 눌렀다.
바로 TBWA 조직문화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웅현 소장님.
화려하다 못해 넘치는 스펙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인터뷰 속에서 드러난 겸손함과 동시에 깊이 있는 인사이트는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번 글은 30만 구독자를 가진 채널 ‘티타임즈TV’의 인터뷰 시리즈를 보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다룰 인터뷰는 바로
‘광고의 신’ 박웅현은 왜 조직문화 컨설팅에 나섰나? (박웅현 TBWA 조직문화연구소장①) 이다.
느낄 ‘감’ 感, 움직일 ‘동’ 動.
광고는 본질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마음을 움직여 관심을 얻어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 다수가 모여 있는 조직 또한 더 좋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감동이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박웅현 TBWA 조직문화연구소장이 조직 컨설팅을 시작한 이유다.
광고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 데 있지 않다.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그 마음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있다.
그래서 광고는 언제나 ‘감동(感動)’, 즉 ‘크게 느껴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필요로 한다.
박웅현 소장은 이 원리를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회사의 규칙과 성과 지표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나는 왜 이곳에 출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감동이 있어야 조직은 살아 움직인다.
결국 조직문화란 매일의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감동의 축적이다.
그 감동이 구성원을 모이게 하고, 버티게 하며,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많은 기업이 ‘우리의 철학’을 가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홈페이지 구석에 적힌 문구, 사무실 벽에 붙은 액자 속 글귀에 머무른다.
있으나 마나 한, 말 그대로 죽은 문장(死文)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박웅현 소장은 철학이 사람을 움직이려면 문학으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학이 정확한 개념이라면, 문학은 그 개념에 피를 통하게 하는 힘이다.
즉, 이성이 아니라 심장을 두드리는 언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세상의 노동자들이여 일어서라
우리가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우리가 얻을 것은 자유뿐이다.
공산당 선언의 마지막 문장은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흔들고, 실제로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이 문학화될 때 일어나는 변화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라는 교과서적인 철학은 누구도 피를 끓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문학처럼 살아 있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조직은 그 순간부터 달라진다.
구성원은 더 이상 ‘직원’이 아니라, 공동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된다.
사람은 매일 수많은 선택 앞에 선다. 그중 어떤 브랜드를 고르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나 기능 때문만이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저 브랜드와 함께하고 싶다”는 묘한 끌림으로 선택한다.
애플의 슬로건, “Think Different.” 이 짧은 문장은 단순히 ‘다르게 생각하자’는 구호가 아니다.
“나는 애플이라는 세계에 속하고 싶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적 언어다.
이런 문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쓰는 것을 넘어 애플이라는 공동체에 속하는 경험을 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월급은 출근의 조건일 뿐,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나는 왜 이 회사를 다니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조직은 매력적인 브랜드가 된다. 따라서 기업 문화는 단순히 복지나 규율의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이곳에 속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이야말로 브랜드로서 조직이 가져야 할 가장 큰 힘이다.
그게 맞잖아? 그게 팩트잖아? 그게 사실이잖아?
상사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늘 의문이 생긴다. 맞긴 한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움직이고 싶지는 않다는 것.
내 마음속엔 늘 이렇게 되묻는 서브 텍스트가 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인간 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실’은 몇 퍼센트쯤 중요할까.
사실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행동을 유발하는 힘은
다른 차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개념만으로는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숫자와 논리는 설득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세상이 오직 숫자와 논리로만 돌아간다면,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금처럼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인간은 생명체 중에서도 가장 비효율적이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이유는,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비논리적이기에 철학이라는 무기를 키워야 하고,
동시에 철학만으로는 움직여지지 않기에 반드시 문학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광고주를 설득하는 카피라이터든, 팀을 이끄는 리더든,
혹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개인이든 —
당신의 철학은 지금 ‘문학화’ 되어 있나요?
SBS 옛날예능, 기쁜 우리 토요일의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가 불현듯 떠오르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