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주는 이로움

문틈사이로 배우는 고양이 철학.


‘끼이익’ 슬며시 문틈사이로 발을 내미는 하얀색 솜뭉치. 생각 보다 얼마나 센지 가뿐히 문을 휘어잡고 발목의 솜뭉치의 스냅을 이용하여 문틈을 공격한다.

결국 문이 열리게 된다,


화장실 문을 열땐 더 용감하다. 잠깐의 문틈을 공략해 있는 힘을 다해 밀고들어온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세면대 아래 물을 마신다.

본인의 목적은 원래 물을 마시러 들어온 것 처럼 말이다,


자신의 힘으로 못여는 문앞에선 (주로 동생의 방은 꽁꽁 닫혀있다.) 서글프게 한곡조를 제대로 뽑아낸다,


‘니야아아앙~’



구슬퍼도 이렇게 구슬플 수가 없다. 한이서린 구슬픈 가락은 그 음색을 높게 사 미스터트롯에 최초 동물 자격으로 참가해도 심사위원들의 귀를 훔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비효율의 냥곡조 였다.


이럴 떄 마다 매우 이성적인 그는 절대 방을 내어주질 않는다. 그래 그냥 씹는다는 소리다.

손벽도 두손이 마주봐야 소리가 난다고, 액션에 리액션이 없으니 원.. 냥입장에서는 에너지는 쏟고 공치게 된다.


인간이였다면 지금은 담타 시점이였을 것이다,


괜시리 뒷발로 귀만 긁어대고 자리를 피한다.


‘새끼, 쉽지않네~’


그놈의 발걸음에서 들리는 발소리다. 그리고 언제그랬냐는 듯 밥그릇으로 향하는 발걸음. 원래 밥을 먹기로 되어 있었다는 양. 깨작깨작 밥을 먹는다.


그리고 비교적 쉬운 내방이나 안방을 타겟으로 다시금 문을 열러 간다. 지나간 실패의 기억따윈 1초만에 잊는다. 나에겐 오로지 성공의 성취만 있을 것.

‘쿵쿵, 두닥두닥’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문을 뜯고,긁고,열어낸다.



그렇다고 동생방의 문을 포기하진 않는다. 언제든지 그방을 노리고 결국 성공하기도 한다. 닝겐의 방범이 취약할 때를 틈타 그의 침대와 옷장 구석을 확인하고 나온다. 짧은 순간이지만 만족감을 느끼는 누미찡의 발걸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호랑이같이 커보이고 늠름하다.


그에 비해 인간은 너무 쉽게 실패라는 기분나쁜 감정에 매몰되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누미찡도 단 1초만에 잊고 다른 것들을 향해 달려나가는데,

왜 심지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망상에 빠져 먼저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더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인간은 고양이보다 복잡하고 똑똑한 뇌를 가졌지만, 어쩌면 그 똑똑한 뇌때문에 고양이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내놓을수도 있겠다.


고양이가 내게 주는 이로운 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냥이가 사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