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생생하게
김이설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글이, 소설을 읽지 못하는 나에게 쉽게 읽히게 했고,
그곳에 나오는 목련빌라와 고양이 아이들,.. 모두 상상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소설을 시원하게 읽어버리다니,
그 안에 글쓴이는 시인이 되고 싶지만 아직 되지 못했고,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매일매일의 건조함을 견디며 살아간다. 거기에 동생의 사정으로 인해
아이들과 동생과 살게 되면서 그 건조함은 배가 된다. 이곳의 비공식적 집사가 된 느낌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누가 시키진 않았지만 그 일들을 스스로 찾아서 했으며, 진도가 안나가는 자신의 삶이 통탄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엇인가 바꾸기 위해 진취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냥그냥 하루 고되지만 열심히 살아간다.
이런삶들이 보통의 나와 다르지 않음이 느껴지자 더더욱 그 소설에 몰입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가 저렇게 될까 무서워 했던 그 일들을 소설의 상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찔림과 동시에 바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소설의 결말을 바라보며, 또 글쓴이의 결말을 바라보며,
내 유일한 시공간을 초월한 이 시간에 소설책을 다 읽게 되어 뿌듯하면서 너무 빨리 일어난 엄마가... 좀 야속하기도 하다. 밖이 시끄러워 소설의 마지막감동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마지막은 그래도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주인공이 조금 용기를 내어 집을 나와 시인이되기위해 미뤄뒀던 여러일들을 다시 시작하는거다.
사람은 도전할 때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답다. 주인공이 그 답답한 목련빌라를 나오게 되어서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위한 노력을 해줘서 무척이나 고마웠다.
적어도 마지막이 우울해지진 않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