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부뚜막) 크리에이터 양성소를 꿈꾸며
읽고 끝내지 마라, 만들고 남겨라.
"나는 아직 부족해서 콘텐츠를 만들 단계가 아니에요."
"더 공부하고 나서 시작할게요."
"나만의 이야기가 없어요."
"남들보다 특별한 재능이 없는데 누가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까요?"
이런 말들은 콘텐츠 제작을 망설이는 40대 이상의 대부분이 매일같이 되뇌는 내면의 목소리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젊은 세대들이 유튜브, 블로그, 뉴스레터에서 활발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면서도 '나는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주저한다. 공부와 콘텐츠 생산 사이에 거대한 벽이 있다고 여긴다. 난 여전히 부족하니 계속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급급하다.
나도 그랬다.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삶의 유한성을 깨달은 날이었다. 어쩌면 내게 남은 날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달은 날, 이대로 남의 이야기만 듣고 살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단 한 명이라도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단 한 명이 나 밖에 없다 할지라도 괜찮았다. 그 순간이 바로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의 터닝 포인트였다.
사실 우리는 이미 매일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콘텐츠는 아침 식탁에서 나눈 시사 이야기, 친구에게 보낸 여행 사진과 감상, 동료에게 알려준 업무 노하우까지. 단지 그것을 '콘텐츠'라고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잠깐, 콘텐츠가 무엇이지? 콘텐츠란 나의 정보, 아이디어, 경험, 지식 등을 담아 전달하는 모든 표현물을 말한다. 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의미 있는 가치를 표현물에 담기만 하면 된다.
지금 당장 선보일 콘텐츠가 없어도 괜찮다.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생각할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충분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공부를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콘텐츠 생산과 공부는 동일한 과정의 다른 표현임을 깨닫게 된다.
내게 들어온 모든 지식, 경험을 나의 것으로 숙성시킨 후 내게 가장 익숙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실천하는 것이 공부다. 공부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공부와 콘텐츠 제작은 순차적 관계가 아니라 순환적 관계다. 공부가 완벽히 되어야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부의 과정을 직접 시도해 보면 어느새 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마음을 먹고 몸을 움직여서 직접 해보기만 하면 된다. 공부 개념에 콘텐츠 생산 과정을 접목한 것을 이해하고 조금씩 실천해 보자. 우리도 생산자의 삶을 살 수 있다. '더 배우고 나서'라는 말은 영원히 시작하지 않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무엇이든 자기화해서 콘텐츠로 만들어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그것이 또 다른 공부를 위한 발판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삶의 쓴맛, 매운맛, 달콤한 맛을 두루 경험한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면 그 누가 만든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