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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 Jan 02. 2023

일상에서 발견하는 엄마 8

동태탕

동생이랑 같이 산지가 어엿 4년째가 다 되어간다. 참 웃기게도 몸이 아프고, 일상이 반복될수록 무엇을 먹어야 할지에만 신경이 가는 것 같다. 하루는 삼시세끼로 가득찼다.


언제 한번 동태탕이 먹고 싶어서 동생에게 동태탕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가시가 많다고 싫다고 말했다. 나는 일 때문에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그렇다고 이전에 먹었던 것 보다는 색다른 것으로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데 그걸 찾는 것이 여간 쉽지가 않다.


어떤 것을 해놓아도 잘 먹지 않으면 음식이 맛이 없는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곤 한다. 엄마도 그랬겠지. 동생이 가시가 싫어서 동태탕이 싫다고 말한 것 처럼 매번 일을 나가면서도 무엇을 해놓을지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단지 가시가 많아서 먹는 게 불편하다고 했을뿐인데 왜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비록 내 아이는 아니지만 6살 터울인 이 친구와 함께 살면서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낀다. 부모의 마음을 느낀다기 보다는 내가 지난날, 과거에 엄마에게 했던 언행들이 떠올라서 그런거겠지.


늘 뭐부터 먹었는지가 안부였던 엄마. 나 역시도 그래. 그리고 동생도 그래. 뭐 먹었어. 밥 먹었어. 로 안부를 시작하는. 그냥그냥 한국인의 안부인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안부는 부모가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자리잡았구나. 생성된 문화일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상은 삼시세끼로 가득차있고, 그 가득한 일상의 중심은 자식이었구나. 난 엄마를 너무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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