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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 Jan 02. 2023

일상에서 발견하는 엄마 9

영화 <에이아이>

최근에는 오래전 5점짜리 준 영화들이 실제 5점이 맞는지 다시 한 번 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영화 <에이아이>였는데, 당시 나는 블루페어리가 너무 멀리 숨어있는 것을 보고 샹년이라면서 한줄평을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적으로는 다시 보았을 때 4.5점을 주게 되었지만, 0.5점이 깎여버린 그 외계인 출몰 장면 이후부터 나는 계속해서 오열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사람을 위한 추모의 영화로 제작되었겠구나, 그런 뜻을 감독이 포함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략한 줄거리는 한 부부가 병에 걸린 자신의 아들을 냉동고에 보관시켜놓고 그리워한다. 특히 아내가 아들을 너무나도 그리워했고, 이런 아내를 위해 로봇 아들을 선물해준 것이다. 당시 로봇에 마음이 내재되어있을 정도로 기술이 크게 발달했는데, 이런 기술을 발달한 박사 역시도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 아내는 로봇 아들(이하 데이빗)을 경계했지만, 아내를 위해 노력하는 데이빗은 어느덧 마음 한편에 자리잡혔다. 그러던 중 실제 아들이 깨어났고, 데이빗과 함께 넷이서 생활하게 된다. 실제 아들은 데이빗이 로봇이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놀린다. 데이빗은 자신도 실제 아들과 마찬가지의 애정과 인정을 받기 위해 무수히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실제 아들에게 위협하는 사건만 펼쳐지게 되어 결국 버려지게 된다.


그 이후 엄마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블루 페어리를 떠나는 여정이다. 동화 속 블루페어리는 실제로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믿음 하나만으로, 엄마에게 리얼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간다. 훗날 사고를 통해 데이빗은 깊은 바닷속에 잠기게 되었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외계인들에 의해 데이빗은 깨어나고, 그 갸륵한 마음을 이뤄주기 위해 꿈을 실현시켜준다. 


바로 엄마와의 하룻밤. 하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없어짐에도 불구하고 데이빗은 선택한다. 여기서부터가 오열했던 지점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내 앞으로의 모든 나날을 바꿔 엄마와의 하루를 만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한참 동안 계속해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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