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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비 Dec 31. 2023

공무원을 한다면..

연고지에서 근무하자

 9급 공무원 생활을 한 지 이제 1년이 되었다. 그간 느꼈던 점들을 간략히 나누고자한다.

공무원 준비를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독자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1. 연고지에서 근무하자.

 블라인드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의 직장 카테고리를 눈팅하다보면, 공무원 급여 수준이 어느정도인지에 대한 논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무원 급여 수준은 사실 상대적인 것이라 높다 낮다를 절대적으로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본 글에서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점은 공무원 급여는 기본급 외에 수당이 많아 사람마다 다들 다르다는 점이다.

 

 공무원은 기본급이 최저시급에도 미달할 정도로 매우 낮게 책정되있으면서 수당이 매우 다양하다. 승진 적체로 인한 근속승진이 대부분 지자체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공무원으로서 그나마 급여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수당을 많이 받아야한다. 수당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연고지 근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부모님 집에서 살며 주민센터 등 가까운 지자체 산하 기관에 다니는 것이 베스트이다.


 공무원 수당 중 제일 큰 게 초과근무수당인데, 일단 10시간 주고 시작한다. 일이 많으니 한달에 10시간은 초과근무를 한다고 보고 이렇게 책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당 단가는 급수에 따라 다르다. 9급은 최저시급이고 8급 기준으로 약 만 원정도 주며, 필자가 근무하는 지자체의 경우 최대 57시간을 인정해준다. 그 이상에 대한 근로는 예외적으로만 인정해준다.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경우는 당직근무, 비상근무 등 상황에 따라 내려오는 추가근무로, 초과근무와는 별개로 수당과 대체휴무를 지급한다. 그 정도는 지자체마다 상이하다. 근무지가 집에서 가까울수록 초과근무 시 교통비와 식사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기본급이 낮은 공무원에게 직주근접은 매우 중요하다. 연고지 직주근접 근무는 사기업이나 국가직 공무원에서는 누리기 힘든 지방직 공무원만의 장점이다.


 초과근무수당 외에, 공통적으로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명절휴가비가 나오는데 이는 거의 기본급과 동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기본 초과 10시간에 이 세가지 수당만 가지고는 실수령이 최저시급으로 계산한 월급 200만 원에 미칠까 말까한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수당도 최대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과 같이 살면 가족수당, 1년이상 일했으면 정근수당(군필자는 호봉이 있어서 임용 첫 해에도 나온다), 주민센터 민원대에 근무하면 민원수당, 사회복지직이라면 사회복지수당 7만원에 자격증 수당3만원 총 10만원을 더 받는다.(일반행정직이 사회직 업무 수행 시 7만원 지급). 출장 시 출장여비가 별도로 나가며, 교육출장 시 교육비도 별도로 나온다. 특이한 점은 공무원도 성과급이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 개별 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 되는데, 공무원 업무가 특성상 성과 측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연공서열대로 나가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성과급은 임용 첫 해에는 지급되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 최종합격 후 근무지 지망을 할 때, 직주근접 근무를 하기위해 연고지가 인구 수도 많고 저소득 가구 수도 많은 이른바 "기피구"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지역구를 1지망으로 했다. 실제로 지망에 따라 배정되었고, 도보로 불과 15분 거리인 근무지로 발령이 났다. 또한 발령 첫 달 일 힘들다고 소문난 우리 구를 1지망을 썼다는 이유로 첫인상을 괜찮게 가져갈 수 있었고, 처음으로 배정받은 업무도 상당히 난이도 쉬운 업무를 맡아 적응이 수월했다. 아울러 교통비와 야근 시 식대를 절약할 수 있는 등 돈 모으기도 괜찮았다.



 취업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묻지마 취업이 조기퇴사의 지름길이듯, 공무원 준비도 본인의 적성과 전공, 성격 등을 생각하여 전략적으로 준비해야한다. 본 글만 읽으면 공무원은 직주근접 근무가 가능한 연고지 지방직 공무원이 최적의 공무원 입직경로라고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본가가 지망을 하면 100% 배치가 가능한 기피 지역구에 있었던 점, 이런저런 사람들한테 치여가며 직장생활을 해본 경험, 거기에 사회복지학과 전공이면서 카투사 근무 등으로 전공과 수험영어가 어느정도 되어있었던 베이스 등이 잘 맞아 떨어져서 가능했다.


 또한 실제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환경에서 현업에 들어와서도, 기피구에서 기피동으로 배정받아 기피업무(일반행정의 경우 통합민원대, 청소민원 등, 사회복지의 경우 수급총괄, 복지민원대 등)를 담당하여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직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직주근접을 포기하고 타 자치구로 가거나 재시험, 휴직, 심지어 신규/경력을 불문하고 면직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게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만한 직장도 사회에서 입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직무 스트레스만 잘 견뎌 내면 충분히 9급 공무원도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이 글을 빌어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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