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과 같은 저소득 국가 사람들이 행복하다 할 수 있는 이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을 쫒기 위해 회사에 내 몸을 갈아 넣으면서 까지 시간과 건강을 바꾸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돈이라는 것은 행복을 얘기할 때 한 번쯤 고민해 보게 되는 단골 소재가 아닌가 싶다.
국가별 행복지수에 대해 지표산정방식에 있어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한때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알려진 적이 있었다. 당시 내가 2년 넘게 살았던 네팔도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여겨졌었다.
네팔사람들을 만나보면 내 기준으로 봤을 때 그렇게 가난하게 살아도 본인은 무척이나 행복하다 말하고 실제로도 네팔사람의 해맑은 표정과 행동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행복한 표정은 외부인과 접촉이 별로 없는 산골 오지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더 도드라져 보였다.
그동안 세계 여러 사람들을 관찰하며 "돈이 많으면 과연 행복할까?"라는 물음에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 탐구했다.
결론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맞을 수도 혹은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다른 것에 있다. 이전에 소개한 행복 메커니즘에 따라 이 부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려 한다.
* 이후 글을 읽기 전에 행복메커니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다음을 읽어 내려가기를 추천드립니다.
행복 메커니즘에 따르면 돈은 행복풍선에 행복바람(관계, 신체, 내면의 정신 바람)을 불어넣는 촉매제의 역할을 함으로써 행복풍선의 크기를 이전보다 크게 키워준다.
그렇게 행복풍선의 크기가 커지는 동안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 돈이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커진 행복풍선의 크기만큼 새나가는 구멍의 크기 또한 커짐에 따라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행복바람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줘야 한다.
촉매제인 돈을 활용해서 계속해서 바람을 불어넣을 수는 있겠지만 행복 풍선의 크기가 일정 수준 다다르면 촉매제의 효과는 점점 줄어들고 그 기능을 상실한다.
어느 순간 커 저버린 행복풍선과 함께 새어나가는 구멍의 크기만큼 행복바람을 만들어 넣어보려 하지만 크기가 커져버린 어느 지점에서 촉매제의 효과가 상실한 만큼 행복풍선의 크기를 추가로 키우는 건 역부족이며, 이후부터 행복풍선이 조금씩 작아지면서 그 시간 동안 불행감이 느끼게 된다.
내가 무한한 돈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 풍선의 크기가 작아졌을 때 다시금 촉매를 활용하여 행복풍선의 크기를 키울 수 있겠지만, 행복풍선의 크기가 어느 순간 다다르면 다시 촉매제의 효과가 떨어지게 되고 행복풍선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행복과 불행을 무한으로 반복하게 된다.
이는 행복바람을 일으키는 3가지 요소(관계 바람, 신체 바람, 내면의 정신바람)가 기본적으로 충분히 행복풍선 안으로 유입되고 있지 않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것이 부실할 경우 촉매제의 사용여부에 따라 행복감과 불행감이 반복적으로 요동치게 된다.
그렇다면 행복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촉매제 효과가 사라지기 전 풍선크기가 일정 수준 도달하기 이전까지 행복바람의 3가지 요소를 적절히 사용하고 더 이상 불어넣을 바람이 없는 상황에 그것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촉매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행복풍선의 크기를 늘려가며 행복감을 유지한다.
행복풍선의 크기가 촉매제 효과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만큼 커졌다면, 그 이후부터는 오롯이 행복바람을 일으키는 3가지 요소로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 행복풍선의 크기를 늘려가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그동안 촉매제로 활용했던 돈이 갑자기 줄어들게 되어 불안과 걱정이 발생하게 되면 행복풍선에서 새어나가는 바람구멍이 커지게 되어 행복풍선이 작아질 수 있으니, 불안과 걱정이 발생하지 않게끔 자금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다.
자산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자산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게 되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경우, 오히려 돈이 많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행복풍선의 크기가 작은 경우 촉매제인 돈을 활용해서 빠르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유리하다.
(어느 지점에서 돈이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행복풍선의 크기가 일정 수준 도달하여 촉매제 효과가 사라지거나 추가 투입할 돈이 없어 풍선의 크기가 줄게되면 불행감이 유발된다.
이 경우 부작용을 일으키는 불안감이 함께 동반될 수 있고, 스스로 행복바람을 일으킬 능력이 없다면, 행복풍선이 지속적으로 작아지게 되면서 생각보다 장기간 불행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절망할 필요는 없다.
불행감을 느끼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작아진 행복풍선의 크기만큼 새어나가는 구멍의 크기 또한 작아져서 포기만 하지 않는 다면 일정 노력만으로도 다시 행복풍선의 크기를 조금씩 키워나가 행복감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질문)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돈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촉매제인 돈을 사용하지 않고도 행복바람을 일으키는 3 요소를 활용하여 행복풍선의 크기를 조금씩 늘려갈 수 있다.
하지만, 행복바람을 스스로 더 생산하지 못할 때 위기는 찾아오고 촉매제가 없다면 그 위기를 쉽게 넘기기 어려울 수가 있다.
촉매제인 돈이 없어 부작용인 불안과 걱정이 동반된다면 이 또한 행복풍선의 크기가 작아져 불행함을 느끼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최소 불안감과 걱정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돈은 필요하고 할 수만 있다면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어느 지점에서는 무한한 돈이 있어도 촉매제로서의 효과가 사라지게 되니 큰돈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때부터는 행복바람을 일으키는 3가지 요소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돈이 있어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내가 만난 네팔사람들은 돈은 없지만, 행복풍선의 크기를 작게 유지함으로써 약간의 행복바람만으로도 조금씩 행복풍선을 늘려가며 행복감을 유지시켰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네팔은 가족중심의 사회로 행복바람의 3요소 가운데 관계의 바람을 생산하는데 강점이 있었다. 또한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골마을의 경우 돈이 없어도 불안감이 없었다는데 큰 강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