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서비의 그림 에세이
양말 신기 애매한 거리에 솟짜네 집이 생겼다.
갑작스레 우리는 다와 바길 이웃이 됐다.
솟짜가 사촌과 함께 살다 겪은 사소한 다툼이
소원해진 사이를 만든 까닭에 집을 구하게 됐다.
계약 기간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도 평온한 얼굴
을 한 솟짜와 주말에 집을 보러 가기로 약속했고
짠한 사정을 엄마와도 공유했다.
다음 날 어플 속 매물을 찾아 전화를 해보려는데
이름이 미남공인중개사였다. 미남 중개인과 함께
집을 둘러보았다.
"신축인데 일층 같은 반지하예요. 그 예산으로는
지금 더 좋은데 찾기가 힘들어요,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의 말에 생각을 좀 더 해보겠다며
우선 물러섰다.
솟짜는 월세만 50만 원, 60만 원이 드는 현실에
탈탈 털렸고 나는 기가 빨리고 허기가 졌다.
"반지하 가격에 지상층이면 좋을 텐데"
"비싸지만 어쩔 수 없다 선택지가 좁아"
기운이 빠져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는 주말에 머리를 볶으러 큰 이모 미용실을
들렀다가 근처에 괜찮은 원룸을 소개받았다며
정답을 찾은 듯이 안내해 주었다.
"엄마가 낮에 한 번 와봤는데, 해도 잘 들고 좋아"
미용실의 정보통신망을 통해 알게 된
진국 언니라는 아주머니의 건물 1층 거실 1 방 1
분리형 원룸이었다. 월세는 28만 원이었다.
내가 이모의 친조카라는 사실에 원래 가격에서
2만 원을 깎아주셨다.
집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만나 뵌 주인집 할머니
는 솟짜를 보며 나이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빨리
시집을 가야 얼굴이 찌그러지지 않은 남자와
결혼을 할 수 있다며 시집가기 전까지 살다가
나가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이
경험담인지 궁금했으나 물어볼 수 없었다.
구옥이라 다른 집보다 넓은 편이었으나 오래된
보일러 탓인지 종종 추울 겨울 밤중에도
차고지에 있는 보일러 물보충을 해주어야 했다.
나는 가만히 망을 보고 솟짜는 열심히 물을
퍼냈다. 독립인은 능동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 없이 살게 되면
그 더위를 수동적으로 느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