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두종류의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 책 같은 사람과, 자기계발서 같은 사람.

by 보요






인문학 책 같은 사람 vs 자기계발서 같은 사람.



전자는 질문을 들고 다니는 부류입니다.

답이 없어도 괜찮다고 믿는 쪽. 오히려 답이 없을수록 더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들. 문장 하나를 두고 몇 날 며칠을 맴돌고, 이유 없는 감정에도 이유를 붙여보려 애씁니다. 삶을 해석하려는 쪽에 가깝죠.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이해하려는 태도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후자는, 설명서처럼 삽니다.


목표가 있고, 단계가 있고,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어제보다 나아져야 하고, 오늘은 반드시 뭔가를 해내야 합니다. 감정보다는 결과, 고민보다는 실행. 멈춰 있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하고, 생각이 길어지면 바로 몸을 움직여버리는 쪽. 삶을 해석하기보다는, 통제하려고 합니다.


저는…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데요.


어떤 날은 인문학 책처럼 삽니다.

이게 맞는지, 왜 이러는지, 도대체 나는 어떤 인간인지.

답도 안 나오는 질문을 붙잡고 하루를 다 써버립니다.

생각은 깊어지는데, 삶은 멈춰 있는 기분.


그리고 어떤 날은 자기계발서처럼 굴어봅니다.

일단 합니다. 생각은 나중에.

루틴 만들고, 체크하고, 해냈다고 표시합니다.

근데 또 이상하게, 다 해놓고 나면 왜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상한 건, 둘 다 틀린 것 같지는 않은데

둘 중 하나로만 살기엔 좀 버겁다는 겁니다.


생각만 하면 앞으로를 못 가고,

앞으로만 가면 내가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고.


그래서 요즘은

적당히 섞어보려고 합니다.

아침엔 자기계발서처럼 살고,

밤엔 인문학 책처럼 생각하는 식으로.


근데 이것도요,

막상 해보면 잘 안 됩니다.


아침엔 여전히 생각이 많고,

밤엔 괜히 뭐라도 더 해야 할 것 같고.


결국 오늘도

둘 사이 어디쯤에서 서성이다가 하루가 끝납니다.


그래도 뭐,

어제보다 조금 덜 어색해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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