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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독감에 걸렸다. 진짜 독한 감기다.

by 보요



고통을 말로 혹은 글로 전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지 처음 알았다. 의사 선생님들은 매일 얼마나 많은 환자들의 두루뭉술한 아픈 표현을 들어야만 할까? 우선 너무 아프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진짜 너무 아파.


오랜만에 독감이다. 마치 레몬물에 빠졌다 나온 것처럼 산미에 절여진 듯 온몸이 시큼한 오한으로 삐죽거린다. 정말 너무너무 춥고 묵진한 두통에 안압까지 터져버리겠다. 입도 바싹하게 마르고, 찬물조차 비릿하게 느껴져 미지근한 물에 약을 넘겼다.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아프다니 너무하잖아…


길 가다 생화를 하나 샀다. 건강할 땐 모르겠더니 아프고 나니 생기를 머금은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싱그럽다. 그래서 병문안갈 때 꽃을 사가는 거구나, 처음 알았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아플땐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2024.12.25

겨우 정신차리고 아픈거 절대

안까먹으려고 억지로 적어놓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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