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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랑 Dec 06. 2023

어쩌다가 치앙마이에 가게 되었냐면…

이렇게 여행해도 된다고?



 복직이 다가오자 점점 병세가 나빠졌다. 어떤 날에는 우울에 발목 잡힌 채 옴짝달싹 못했고, 어떤 날에는 극도의 불안이 잠을 앗아가 버렸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기는 한데, 내 성에 차게 잘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정해놓은 일들을 하나라도 하지 못한 날에는 엄청난 자책감에 시달리곤 했다. 1년을 온전히 가진다면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무엇 하나 완벽하게 잘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졌다. 아니다. 엄격한 매질을 하는 스스로한테서 도망가고 싶었다. 항공권을 끊었다. 불과 출국이 며칠밖에 남지 않은 표였다. 여태 이런 식으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기에 이렇게 마음의 준비 없이도 진짜 떠날 수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루 묵을 숙소도 전날 저녁에야 겨우 결정했다. 얼렁 뚱땅이었다.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출국날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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