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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Mar 26. 2020

모두에게 이 가을의 여유가 깃들길

월간 옥이네 2019년 9월호 여는 글

9월입니다.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바람을 느끼니, 이제 정말 2019년 한 해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9월호 마감이 한창인 편집국 사무실도,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가을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해에 비해 올 여름은 그래도 수월하게 지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는 여전히 무더운 여름이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지붕 위에서, 강남역 교통 CCTV 철탑 위에서 이곳보다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싸웠고 싸우고 있는 이들과 과일류·마늘·양파 등 농산물 값 하락으로 시름이 깊었던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치열한 계절이었을 것입니다. 그 밖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오늘을 살아내고 있을 사람들까지. 모두에게 이 가을 바람의 선선한 여유가 깃들기를 바라봅니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월간 옥이네도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글자 크기를 창간호 당시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바로 직전 호인 8월호에 비하면 글씨 크기가 작아졌지요. 작아진 글자 크기에 불만이 있으신 분도, 혹은 얼마 전까지 컸던 글자 크기에 불만을 가졌던 독자도 계실 줄 압니다. 여전히 잡지치고는 글자가 크다고 여기는 분도 계실지 모르고요.


잡지 편집 디자인에 있어 큰 글자는 여러 모로 구성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로는 시각적인 차원의 만듦새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요즘 잡지는 작은 글씨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월간 옥이네는 요즘 잡지에서 사용하는 극단적인 작은 글자 크기를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편집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글자 크기를 줄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작아진 글자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글자 크기 조정과 함께 크고 작은 편집 디자인의 변화, 아울러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 구성으로 더 나은 지면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호는 가을 캠핑과 작은영화관 ‘옥천향수시네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산과 들에서, 혹은 가까운 동네 영화관에서 이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는지요. 추석을 맞아 상에 오를 전도, 살짝 선선해도 아직까진 먹을 만한 빙수 이야기도 가을날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고마운 분께 전할 선물을 고민하신다면, 옥천에서 나고 자란 우리 농산물 추선선물세트를 한 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가능한 많은 지역 이야기와 지역 사람들을 담으려고 하지만, 마감 때마다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음 호에는 지금 느끼는 아쉬움이 100g 쯤은 줄어들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 새 이야깃거리를 수집하러 길을 나서야겠지요. 10월호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나눌지, 선선한 가을바람과 노을만큼이나 기대되는 9월의 저녁입니다.


즐겁고 건강한 9월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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