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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Mar 10. 2023

아직은 낯선 2020 달력을 펼치며

월간 옥이네 2020년 1월호(VOL.31) 여는 글

한 해의 끝과 시작, 안녕히 보내셨습니까.     


어떤 이에겐 새해의 설렘이, 또 어떤 이에겐 바뀐 달력의 낯섦만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이가 희망찬 새해를 맞으셨길 바랍니다.     


새해 첫, 편집장을 맡은 후로는 6번째 여는 글입니다. 여는 글은 잡지의 가장 앞에 나오지만, 제작의 마무리 단계에서 작성합니다. 이번에 월간 옥이네가 보고 듣고 이야기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 독자 여러분께는 어떻게 가닿을지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간이죠. 그래서 여는 글을 쓰는 시간은 연말을 보내는 때와 비슷합니다. 반성과 후회, 다짐이 반복되면서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라면 저는 도합 6번의 반성을 거친 셈인데, 매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지난 연말, 월간 옥이네의 한 해를 돌아보며 정말 ‘치열한’ 고민이 있었냐는 자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 힘들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낙인이 될 수도 있기에 몇 번을 지웠다 쓰길 반복했습니다. 결국 쓰고야 마는 것은, 이것이 지난해보다는 나은 월간 옥이네를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새해 새로운 다짐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2020년 월간 옥이네는 농촌의 사람과 문화, 역사를 담는 동시에 자치와 자급, 생태 문제에 더 귀 기울이겠습니다. 지면의 이야기를 지면 밖으로 끌어내는 데도 집중하겠습니다. 월간 옥이네가 그동안 이야기해왔던 기후위기, 토종씨앗, 길고양이, 그 밖에 우리가 발 딛고 선 이곳의 이야기가 지면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 안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관련 활동은 앞으로 월간 옥이네를 비롯해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 등을 통해 공유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밖에 오는 봄, 월간 옥이네 지면에 약간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꼭 맞는 옷을 입고 만나 뵐 수 있도록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첫 호에서는 전국적인 농민수당 도입에 맞춰 관련 내용을 특집으로 소개했습니다. 우리 삶의 뿌리인 농촌과 농업,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농민 문제를 우리 사회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 이번 호부터 객원기자로 ‘헬로파머’에서 활동해온 이아롬 기자가 합류합니다. 전국의 농촌 공동체와 농촌 여성을 소개할 예정이니 이 역시 많은 관심 바랍니다.     


지난 연말을 보내며 결국 끝은 끝이 아님을, 끝과 시작은 맞닿아 있음을 다시금 새겼습니다. 이렇게 선 새로운 시작 앞에서 다소 장황한 다짐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월간 옥이네를 구독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조언과 충고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보다 많은 질책과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전해주십시오.

     

2020이라는 숫자가 아직은 낯설지만 곧 익숙해질 테고 금세 2021이라는 낯선 숫자를 만나게 되겠지요. 그때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인사드릴 수 있기를, 독자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월간 옥이네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새해 첫 여는 글을 마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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