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에서 해방되는 중.

나의 해방일지. 나도, 해방일지

by 누리달


이번 드라마도 제목부터 너무 좋다. '나의 해방 일지'


자극 없이 잔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을 그리는 것도 전작 '나의 아저씨'와 닮았다. 지금의 삶에서 어떠한 의미도 찾지 못하고 있는 텅 빈 눈동자도. 우울한 일상 속 뜬금없는 곳에서 툭- 하고 터지게 만드는 유머까지도


'나의 아저씨'를 좋아했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먹먹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이지안'에게, 나름 큰 회사에서 연봉 잘 받고 다니면서도 삶이 지긋지긋해 보이는 '박동훈'에게 몰입이 되었다.


나도 그들만큼 우울했고, 그들만큼 삶이 재미가 없었다고 느끼고 있었을까. 그들의 우울함이 나에게 그대로 밀려 들어왔었고, 별 것 없이 다람쥐 쳇바퀴 속 지겨운 일상 속에서의 툭 내뱉는 대사 하나 한숨 하나가 꼭 내 것만 같았다.


(그 뒤에 다시 본 그 드라마에서는 '공감' '단 한 사람의 위로의 힘'을 보았지만.. 아무튼 처음에는 '우울'만 보였었다)


지금 이 작품도 비슷하다. (아직까지는). 잔잔하고 재미없는 일상, 생기 없는 하루, 그리고 그것의 연속. 말 한마디 섞기도 귀찮은 듯한 무표정에 텅 빈 눈동자.


그 전이었으면 이 우울감에 몰입되어 같이 더 우울한 감정에 빠져버렸을 것이다. 아무도 등 떠밀지 않았어도 혼자서 열심히 파고 들어가는 그 공간으로, 내 발목을 붙들고 더 깊숙하게 끌고 들어갈 것만 같은 장면들이지만..



지금은 그 정도의 우울감은 없이 편안하게 감상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는 그래도 많이 좋아졌구나.







항상 외면하던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가 아마 작품 속 주인공처럼 해방되고 싶어서 몸부림치던 때였던 것 같기도.









생각해보니..

매일 쓰는 것도 아니었고. 습관이 되질 않아서 쓰다가 말다가 하다가 멈추었다가 했지만, 그 나름의 '해방 일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최소한 몇 줄의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을 한 것이니까.






덕분에,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하게 그때, 내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예전에 내 마음을 흔들고, 자괴감과 우울함과 무기력으로 빠져들게 하던 별 것 아닌 많은 상황들이 점점 괜찮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아직 완전히는 아니겠지만, 나는 해방되고 있는 중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당연히 좋은 결말이겠지만.. 그들의 해방 과정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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