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채용 브랜딩 실무자 알렉스 허(Alex Her) 인터뷰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채용 브랜딩(Employer Branding)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채용 공고, 면접 내용, 자기소개서 질문이 모두 포함되니까요. 그래서 채용 브랜드가 없다면, 사실상 없다는 것 자체가 채용 브랜드가 되어버렸을 겁니다. 아니면 세상이 당신의 조직을 규정해 버렸든지요. 이것이 싫다면 이제는 핸들을 딱 잡고, 조직이 능동적으로 채용 브랜딩을 시작할 땝니다”
참고 - 먼저 채용 브랜드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왜 당신의 회사에 지원해야 할까요?>를 읽어보세요
알렉스 허(Alex Her)의 말입니다. 그는 도메인 등록기관이자 웹 호스팅 회사인 고대디(GoDaddy) 채용 브랜드 매니저 겸 인재 브랜드 얼라이언스 이사회(Talent Brand Alliance Board) 마케팅 위원회 리더예요. 미국에서조차 채용 브랜드라는 단어가 생소했을 때, 그는 콘텐츠 마케터에서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 전향했습니다.
알렉스 허는 채용 브랜드가 버즈워드일 뿐 이미 있었던 개념이라고 말해요. 다만 이 개념이 수면 위로 등장해서 사람들이 이를 신경쓰게 되자, 어느 조직이든 갖춰야할 필수 비즈니스 전략이 됐다고 하죠. 알렉스 허는 이 전략 중 콘텐츠를 기반으로 채용 브랜딩을 하는 분야의 전문가이고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그의 생생한 채용 브랜딩 실무 이야기를 전해봅니다. 팟캐스트 인터뷰를 글로 재구성했어요.
알렉스 허는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서 커리어 페이지, 채용 관련 소셜미디어 페이지, JD 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콘텐츠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일을 설명하는 용어로서 채용 브랜드를 접했다고 해요.
그에게는 이것이 일반적인 콘텐츠 마케팅과, 본인의 업무의 차이점을 속시원히 드러내주는 표현이었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마케팅과는 다르게 채용 브랜딩은 채용 및 조직문화, 인사관리 직무와 보다 밀접하게 연관됐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후 시대가 변했고 용어가 힘을 받게 되자 그는 어느 순간 이 분야 전문가가 되어 있었어요.
이렇게 콘텐츠 마케터에서 채용 브랜드 매니저가 된 만큼 그는 두 직무를 구분하는데요.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고 합니다.
첫째 채용 브랜드 매니저가 콘텐츠 마케터보다 이해관계자들과 훨씬 자주, 깊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고 해요. 채용 브랜드 매니저는 본인이 조직의 홍보대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나가서, 채용할 사람들의 기억에 찐하게 남아야 하니까요.
둘째 알렉스 허는 채용 브랜드 매니저가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요. 채용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선 회사의 비즈니스 및 서비스를 이해해야 하고요. 채용을 진행할 부서의 업무는 무엇이며 이를 핵심인재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줄 방법은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부서 간 관계의 역동성도 알아야 하고요. 즉 콘텐츠 마케터보다는 조직을 다방면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채용 브랜드 매니저는 여러 역할을 한꺼번에 해내는 사람이 된다고 말합니다. 알렉스 허의 경우 채용 브랜드를 위한 콘텐츠를 기획할 때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고요. 또 조직의 제품 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까지 이해하고 홍보하는 PR 담당자도 됩니다. 이외에도 채용할 사람을 만나는 리쿠르터, 채용 채널이 다양해진 시대의 소셜 미디어 활동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조정하는 모더레이터 역할도 하지요.
알렉스 허는 이렇게 본인의 과거 및 현재 커리어를 구분하면서도, 둘을 잘 조합해서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채용 브랜딩은 결국 회사가 채용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포지셔닝 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콘텐츠 마케터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어요. 즉 핵심인재가 될 만한 잠재적인 지원자에게 우리 회사만의 스토리텔링을 콘텐츠로 보여줍니다. 채용 광고는 1회지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채용 브랜딩은 핵심인재를 모집하는 지속적인 여정이라고 보시면 돼요”라고 말합니다.
채용 브랜드는 현재 모든 회사의 화두이지만요. 인기 있는 분야의 고참 매니저로서 알렉스 허의 고충도 분명히 있었어요.
하나는 원격 근무 또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일상화였어요. 그는 미국 오스틴에 거주 중인데요. 한번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지사와도 협업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옛날 같으면 더블린에 인력을 두었겠지만 원격 근무가 워낙 당연해져서 본사에서 더블린의 채용 브랜딩 콘텐츠에도 신경을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렉스 허는 사무실에서 옆자리 동료와 사내 소식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으며 콘텐츠를 작성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원격근무가 어렵게 느껴졌다고 언급했는데요. 어쨌든 회사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과 구성원의 스토리를 매력적인 채용 브랜딩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본인의 철학과 본질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해요. 그래서 더블린 지사의 메신저 내용, 남아 있는 기록을 샅샅이 뒤져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고충으로는 팬데믹 초반에 회사가 더이상 신규입사자를 들이지 못하자, 채용 콘텐츠의 목적이 사라진 상황을 들었어요.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서비스 세일즈 상황을 팔로업하며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하는 말을 시시각각 살폈어요. 덕분에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아일랜드 인기 TV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됐다는 소식 등 예시를 모아서 정기적으로 전할 수 있었습니다. 채용을 하지 않더라도 구성원에게는 자랑스럽고 반가운 회사 소식을 전하고, 외부에도 조직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었다는 의의가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투자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콘텐츠 마케팅 기반 채용 브랜딩의 경우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성실하게 제작 및 발행하고 헌신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는데요. 따라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선뜻 투자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알렉스 허는 격하게 동의하며 본인도 협업하는 조직의 예산에 맞게 활동한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콘텐츠를 다양한 채용 채널에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인바운드 마케팅에 도움이 되니 결론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는 곳과 일하는 것이 조직에게도, 본인에게도 좋다고 결론 내렸어요.
알렉스 허는 채용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한 지금, 꾸준히 스토리텔링을 하면 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스노우볼 효과를 볼 거라고 말했어요. 의외로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도, 콘텐츠 마케터도, 채용 브랜드 매니저도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포매티카(Informatica)에서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서 3년 동안 콘텐츠를 발행했어요.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자료와 기록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대화까지 빠짐 없이 살펴봤고요. 전사적으로는 인사팀 및 인재발굴팀에게 협조를 요청해서 각 팀에서 채용과 관련해 나오는 이야기들을 수집했어요. 또 기존에는 채용을 어떻게 했는지, 언급할만한 히스토리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민감한 주제이지만 채용 실패 사례나 지금 회사가 채용을 잘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이유도 물었다고 해요.
이렇게 공들여 작업한 덕분에 그가 퇴사한 지 수 개월 후에도 인포매티카는 여전히 그가 작성한 채용 브랜드 콘텐츠를 커리어 페이지, JD 페이지에 활용하고 있어요.
나아가 그는 한 커뮤니티에서 유저가 본인의 글과 함께 ‘인포매티카 일하기 좋은 곳 같은데 지원해보고 싶다’는 코멘트를 공유한 것을 목격했는데요. 그는 이를 보고 “엑셀 시트에도, 성과에도 잡히지 않지만, 단 한 명이라도 글을 보고 지원 의지를 보였다면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서 임팩트를 남긴 거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채용 브랜드 매니저는 회사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는데요. 알렉스 허는 조직문화가 잘 작동하지 않는 회사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무리하게 확장을 하는 사례도 많이 봤다고 해요. 그랬을 때 그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서 부정적인 소셜 미디어 지표 및 반응과 구성원 인터뷰 내용을 경영진에 제시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오리지널리티를 재정비하며 EVP를 새로 정립하자’고 제안해요. 무리한 벌크업보다 맥박부터 다시 짚어 보는 게 좋겠다는 말입니다. 왜냐면 지원자들은, 특히 핵심인재들은 면접 질문들에서 이미 회사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당장은 회사가 확장 및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신용 지표가 떨어지고 있고 그것을 늦게서야 알아채리라는 것입니다.
그는 급여와 복지는 당연한 것이고, 구직자들이 이제 원격근무도 기본으로 여긴다며, 조직으로부터 그 이상을 기대한다고 말해요. 그래서 지원하는 회사가 DNI(Diversity&Inclusion Index, 다양성 및 포용 지표)를 신경쓰는지 주목할 거라고 내다봅니다.
말로만 ‘좋은 회사야’라고 내세워도 요즘 지원자들은 ‘누구에게 좋은 회사인가요?’, ‘어떻게 다양성을 포용할 건가요?’와 같은 질문을 던질 거라고요. 그리고 여기에 답하지 못하면 뒤쳐지고 말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알렉스 허는 조직이 ‘다양성을 중시한다’고 전시만 하면 구직자들은 눈치를 채고 지원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어요. 따라서 앞으로 조직들이 이 이슈에 더더욱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예를 들어 다양성, 포용성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아, 우리는 이미 신경 쓰고 있어요. 인종, 성 구별없이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라고 반응만 하고, 실제 지표는 그렇지 않으면 금방 들통이 날 거라는 거죠. 하지만 ‘우리 조직은 그동안 다양성에 관해 잘 몰랐고, 거기 어떻게 접근할지 몰랐어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바뀌어 보려고 합니다. 해당 이슈에 밝은 인재를 채용하고 관련 단체에 기부 등을 하며 신경을 써보겠습니다’라고 응답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면 채용 시장에서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알렉스 허는 “사실 DNI는 제가 채용 브랜드 매니저로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는 관심을 두지 않았거나 애써 피했던 분야인데요. 지금은 리더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정도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어요.
여기까지 콘텐츠 마케터에서 채용 브랜드 매니저가 된 알렉스 허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채용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업 자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채용 브랜딩 실무, 트렌드까지 깊게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채용 브랜드를 버즈워드로서 그냥 넘겨짚지 않고, 채용 시장에서 정말 우리 회사의 오리지널리티를 드러내며 핵심인재를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알렉스 허의 말대로 채용 브랜드가 없으면 그게 채용 브랜드가 되는 시대에, 여러분도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
- 글 : 누틸드 콘텐츠 빌더 메이
- 디자인 : 디자이너 우디
누틸드는요…
누틸드는 초기 조직의 채용 브랜딩과 조직문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좋은 팀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훌륭한 조직을 쉽게 시작하고 경험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누틸드가 가장 잘하는 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