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틸드가 폐업 대신 변화를 택한 이유
HR/조직문화를 업으로 하는 팀이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요?
누틸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조직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 노력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텍스트 코멘터리'는 누틸드 유튜브에는 담기지 않은 깊은 이야기를 대신 인터뷰 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조직에 관한 의미 있는 인사이트가 담긴 대화를 전달드릴게요. 누틸드의 다양한 에피소드 속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조직과 사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넓혀보세요.
*이번 아티클에는 누틸드 유튜브 콘텐츠 ‘뉴타입 시너지’ 1, 2편과 이에 대한 크루들의 인터뷰 내용을 함께 담았습니다.
데이나 | 누틸드의 캡틴(대표)이자 두 빌더들의 정신적 지주
헤이즐 | 다양한 조직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알잘딱깔센 시니어 빌더
단 | 선배 헤이즐과 함께 폭풍 성장 중인 주니어 빌더
누틸드는 지난 3년 간 42곳의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조직의 고민을 해결하는 파트너로서 함께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채용 브랜딩과 조직문화를 전문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어요. 작게는 10명 내외의 팀부터 100명에 가까운 조직까지 다양한 규모의 고객사를 만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도 대표님들의 고민은 계속되었어요. 팀의 퍼포먼스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비전과 목표는 어떻게 얼라인 하는지 등 조직을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이었죠.
이런 대표님들의 고민을 통해 누틸드의 서비스 영역 또한 같이 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누틸드는 기존의 사업 분야인 조직문화와 채용브랜딩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게 되는데요.
CEO의 조직 매니지먼트 역량을 성장시키고 함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CEO 조직 매니지먼트 코스(이하 CEO 코스)’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어요. 첫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97%의 고객 만족도를 기록한 것이죠. 이 코스를 수강한 대표님들은 “과정에 참여하면서 누틸드 팀의 일하는 방식을 정말 많이 느꼈는데, 이 코스의 토대와 퀄리티는 거기서부터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시기도 했어요.
CEO 코스 외에도 누틸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모두 대표님들과 한 팀이 되어 진행한다고 해요. 스타트업은 대표의 철학과 가치관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이기 때문에 대표가 변해야 그 변화가 팀으로 확대될 수 있거든요.
그 변화는 하나의 성공적인 경험으로부터 시작이 되고, 누틸드는 그들의 성공경험을 함께 만들고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실 이런 성공 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민이 필요한 일이라고 해요. 고객보다 고객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하고, 그들도 잘 모르는 진짜 니즈를 찾아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함께한 고객들이 누틸드에 만족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에요.
컨설턴트라는 역할을 하다 보면 자칫 제공자로서 주고 싶은 것, 규격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매몰되기 쉽거든요.
이를 지양하기 위해 누틸드는 일을 시작하기 전, 고객사에게 주고 싶은 마지막 성공 그림을 그리고 역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설계를 시작해요. 이렇게 일하기 때문에 미팅 하나, 워크숍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는 것이죠.
누틸드는 이 역할에 대해 손에 흙을 묻혀가며 함께 해결하는 ‘빌더’라고 소개합니다. 사실 이는 대표인 캡틴 데이나의 개인적인 커리어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요.
프로덕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해 마케팅 업무까지 모두 고객과 맞닿는 곳에서 일하며 생긴 ‘프로덕트 마인드셋’ 덕분이에요.
프로덕트 마인드셋을 쉽게 말하자면 모든 결정이나 행동에 ‘고객 입장에서 그들이 실제로 느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HR에 프로덕트 관점이라니,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이것이 바로 고객의 성공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덕트 중심 관점이 누틸드가 지향하는 빌더라는 업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바로 고객지향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누틸드와 함께한 많은 대표님들은 이런 성공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많이 얻게 되신다고 해요. 우리 조직이 진짜 변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는 것, 이것이 고객들이 누틸드를 계속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세계적인 경영 구루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과 괜찮은 기업을 나누는 결정적 차이가 바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특히나 스타트업은 적은 사람으로 최대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영향력이 상당하고,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지도 매우 중요하죠.
그렇다면 앞서 소개한 누틸드의 ‘빌더’들은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빌더라는 업은 고객과 가장 맞닿아 있는 직군이기 때문에 더욱 높은 기대 수준을 요구받고 또 그걸 하려고 노력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해내고 싶게 그리고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래야 내가 성장한다는 걸 아는 게 큰 것 같아요.”
빌더 헤이즐과 단은 일을 하는 매 순간마다 한계와 벽을 느낀다고 해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계속 주어지는 것은 본인의 다음 성장을 위한 기회임을 알고 있죠.
누틸드에 들어오기 전 헤이즐은 어려움이 생기면 이를 회피하거나 자기 비난, 자책을 하곤 했대요. 하지만 지금은 이 어려움에도 ‘반드시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바뀌게 되었다는데요.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힘이 들 때마다 데이나가 해주었던 말을 되새기며 극복하려고 노력해요.
“헤이즐, 결국엔 인생을 전체적으로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상향 곡선이면 되는 거예요.”
한 사람에 대한 한계를 짓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가능성을 기대해 주는 것, 해내기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결국 해냈을 때 이 성장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
이것이 데이나가 크루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이에요.
이건 이전에 앞서 설명한 고객의 성공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크루들 또한 일하며 스스로 성공경험을 만들어내죠. 이 성취를 통해 자신감과 본인에 대한 믿음을 계속 쌓는 거예요.
데이나가 크루들과 원온원을 할 때면 각자가 이루어낸 것들을 정리하고 짚어주며 그다음 성장이 될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해요. 그래서 데이나는 항상 고민합니다.
이 분의 다음 성장을 위해 어떤 경험을 하게 해 주면 좋을까?
사실 이러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바로 ‘사람’인데요, 성장의 가치를 알고 자신의 일과 삶에서 이를 지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해요.
대표가 아무리 성장의 기회를 주고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도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성장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성장하고 싶은 동료를 갖춰주는 것 또한 성장 환경을 만드는 것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요, 데이나가 이민을 갑니다. 잘 키워온 회사를 두고 이민을 간다니 가능한가 싶었는데, 데이나와 크루들은 이를 위해 1년을 준비했다고 해요.
물론 이런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같이 일하는 크루들도 있고, 기존에 일을 해왔던 고객사들도 있어 고민이 컸죠. 하지만 그럼에도 데이나가 이민을 결정한 이유는요,
“현지에 살며 사업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도시에서 이런 성장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시야가 넓어졌다,
네가 여기에 오면 확실한 변화가 있을 거야.’ 이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아무래도 그게 결정의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성장이 인생의 목적인 데이나다운 결정이 아니었나 싶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큰 걱정은 크루들이었다고 해요. 대표가 직접 변수를 만들고 비즈니스 방향을 흔드는 조직에서 오히려 그들의 커리어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말이죠.
그래서 크루들에게는 '미안해하지 말고 언제든 이직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해요. 만약 대부분 함께하지 못한다면 사업을 접을까도 생각했을 정도고요.
하지만 오히려 크루들은 이런 걱정을 기우로 만들어 주었어요.
“데이나 이민 간다고 누틸드 못 버리세요.
데이나가 어디에 사는 건 저한테 큰 문제가 아니에요.
앞으로도 데이나가 제 리더였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데이나는 크게 깨달았죠. ‘누틸드가 더 이상 나만의 조직이 아니구나.’ 나아가 이들을 더 큰 참여자로서 조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대요.
역시나 크루들은 이러한 위기에도 ‘오히려 좋아’했다고 해요. 지금까지 동료와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성공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 크루들과 함께라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에요.
리모트로 일하는 팀에서 이런 끈끈한 유대와 신뢰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요?
리모트로 일할 때의 한계는 비언어적인 부분을 서로 캐치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말을 안 하면 진짜 모르는 거죠. 그래서 본인의 상태와 상황을 스스로 잘 알아차리고 변화에 대해 공유할 수 있어야 해요.
특히 어려움이 있을 땐 도움을 먼저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죠. 다시 말하자면 나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해요. 헤이즐과 단은 그런 의미에서 누틸드가 ‘진짜 나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해요.
주니어 빌더인 단이 누틸드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면 불안하기도 하고,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판단할지 신경 쓰이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누틸드에서는 그러지 않았다고 해요.
“제가 못하는 게 저의 역량 부족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데이나, 헤이즐이 제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먼저 고민하고 저를 믿어주었던 게 큰 것 같아요.
이를 통해 안전감이 생기니까 솔직해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단이 말한 이 안전감은 다시 말해 상대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것이 그 사람의 최선이고 진심임을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인 것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데이나는 이런 신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결국 ‘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해요.
신선한 접근이지 않나요? 보통 ‘신뢰’를 이야기하면 서로에 대한 배려나 이타심 같은 키워드가 생각나는데 말이죠.
아무리 다른 조건들이 좋고 풍족해도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을 직접적으로, 자주 느끼지 못한다면 이 신뢰는 유지될 수 없을 거라고 해요.
서로의 신뢰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보면, 이 관계가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서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다시 말해 건강한 조직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게 하려면, 리더는 이 문화가 개인의 삶과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데이나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크루들이 이 관계와 문화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하도록 만들었고, 크루들은 그렇기 때문에 캡틴의 이민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죠.
“대표가 구성원을 두고 이민을 가는 게 말이 되는 걸까?
근데 말이 되게 해 줬어요.”
누틸드는 데이나의 이민을 준비하면서 조직의 새로운 NEXT에 대해 고민이 필요했어요.
사실 2022년까지만 해도 누틸드의 거의 모든 프로젝트는 데이나로부터 만들어졌고 PM을 맡아왔어요. 외부에서도 ‘누틸드 = 데이나’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데이나가 현장에 늘 있지 않더라도 지속 가능한 팀이 되어야 한 거예요.
이를 위해 데이나는 크루들과 함께 다음 비즈니스의 비전을 만들어 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준비한 것이 있다고 해요.
바로 크루들과 창업과 비즈니스, 제품 검증 등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죠.
비전을 함께 만들 때 크루들이 창업자와 같은 선 상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였는데요. 크루들은 이 스터디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필요했던 과정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해요.
이후 누틸드는 변화무쌍한 시장과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조직의 Why에 대해 고민했어요. 업무를 끝낸 뒤에도 모여서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누틸드가 기업으로서 이 업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조직의 새로운 Why를 찾게 됩니다.
이제는 이 Why를 실현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형태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다양한 리서치와 공부를 통해 하나하나 액션 플랜을 세워나가면서 여태까지 그래왔듯 도전과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겠죠.
데이나는 헤이즐과 단이 빌더로서 강도 높은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누틸드를 위해 시간을 쓰고 새롭게 공부하며 노력한 모습에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고 해요.
헤이즐과 단 또한 이 과정이 많이 어렵고 힘들기도 했지만 누틸드라는 스타트업의 전환점을 함께 겪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해요.
이 과정 덕분에 누틸드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은 물론이고, HR 관점을 벗어나 조직을 비즈니스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거예요.
주니어 빌더 단은 지난 1년을 이렇게 회고했어요.
“우리의 지난 1년을 이토록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걸 보면,
나는 이것이야말로 누틸드가 수호하는 '조직문화'의 힘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도 서로를 믿고 전진할 수 있게 하는 힘.
경험하지 못한 난관 앞에서도 '우리라면 해낼 수 있다'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것.”
앞으로 많은 변화와 위기를 마주하더라도 크루들이 조직에서 진심을 다해 일할 원동력을 직접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요?
새롭게 시작한 누틸드의 텍스트 코멘터리 1편이 어떠셨나요?
누틸드의 철학과 일하는 방식을 통해 여러분의 조직에 도움 되는 힌트를 얻어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뉴타입 시너지1, 2편의 전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유튜브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텍스트 코멘터리 다음 이야기는 바로 ‘리더십’이에요. 접할 수 있는 리더십 책과 자료는 너무나 많지만, CEO를 만나고 돕는 누틸드가 말하는 또 다른 리더십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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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콘텐츠 파트너 박송삼
- 편집 : 누틸드 캡틴 데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