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현
‘으으 발 시려’
태현의 발가락은 날이 추워지자 점점 더 시렸왔다.
오래 신어 그마저도 다 삭아버린 욕실실내화로 살을 에는 한겨울의 추위를 견디긴 역부족이었다.
’ 태현아 이거 니 몫이다 ‘
열여덟이 된 엽현은 읍내에 가 신발을 한 켤레 사려고 태현은 어제 품을 팔았다.
발가락이 아릴 정도로 시린 고통이 오늘 끝난다는 사실 그 자체로 태현은 한껏 신난듯 보였다.
‘어제 영수네서 품팔았는다던디‘
태현에게 돈이 생겼다는 사실에 어젯밤부터 큰형수는 태현의 근처를 계속 맴맴 맴돌았다.
‘도련님 신발은 내가 다음에 읍내에 가면 사다 줄 수 있는데’
‘오늘 말고 다음 장날에 나랑 같이 가서 사요’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시동생이 품을 팔아 벌어온 돈이 탐이 나 형수는 사탕발린 말들을 쏟아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