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결정하기까지 일주일. 결정 후 일자를 조율하기까지 다시 일주일. 확정된 기간에 맞춰 비행편을 예매하기까지 이틀. 그 비행기에 타기까지 꼬박 3주. 낯선 땅에서 자유와 권태와 행복을 느낀 시간, 열흘.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미리 예약한 건 하기 사항들 뿐이다. 일정의 큰 틀만 잡아놓고 모든 결정권은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판단할 미래의 나에게 맡겼다.
첫 퇴사를 만끽하고 첫 이직을 기대하는 마음은 익숙함 너머 새로운 경험을 고대하게 했으니까.
시원한 비움이자 충만한 채움이 되었던 여행을 글로 담아내기까지 반년이 걸렸다. 새로운 직장이 익숙한 일상으로 물들어가는 이 시점이 되어서야 비로소 결심이 섰다. 다음 여행을 위해 이 뜨거웠던 여름의 추억을 내 언어로 풀어내고 기록해야겠다고. 발랄하고 생동감 있게 이 도시들을 기억하기 위한 여정을, 이제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