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시작 전, 파리에서의 1박 2일

사서 고생, 그 대가는?

by 나빗

사실 파리는 거쳐만 가기에는 아까워서 억지로 1박을 넣은 거였다. 순례길을 빨리 걷고 싶은 마음이 컸고 파리 여행에 대한 기대는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도착했을 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건물이 아름답고 거리가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억지로 해내며 주요 관광지를 소위 말하는 ‘찍먹’을 해댔다.


1박 2일 동안 센강 산책,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오르세 미술관, 노트르담 대성당, 마레 지구 쇼핑거리… 시차 적응도 하기 전에 많이도 갔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춥고 흐렸으며 음식은 짜고 혼성 도미토리는 불편했다. 첫날 2만 보, 둘째 날 3만보를 걷고 마침내 생장으로 가는 야간 기차를 탔을 때

진짜 사서 고생이다- 싶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돈과 시간을 쓰며 조금의 행복도 없이 고통받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 해내야지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오늘 아침에 했던 다짐 세 가지


1. 비움을 통해 얻은 마음의 여유

2.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3. 감사와 사랑으로 가득 찬 충만함


이 길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들

나는 걷는다 그리고 꼭 얻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이 가치들을 대가로 고생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내일은 드디어 생장에 도착한다.

새로운 시작, 잘 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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