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d+2, 시작이 좋아

생장에서 수비리까지 day 0-2

by 나빗

생장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마을 생장


생장에 오니 그동안 파리에서의 고생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을 두고 객기를 부렸구나!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기도 했다. 첫 숙소는 51번지, 명상실이 있는 곳이다.

봉사자분께서 챙겨주신 조약돌에 앞으로 어떤 마음을 담아갈지 고민도 해보고, 함께한 커뮤니티 디너에서는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다.


순례길의 첫출발을 위한 따뜻한 포옹

부엔까미노!

나의 순례길이 시작되었다.


피레네 산맥에서는 내 또래 수진이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길고도 긴 첫 여정이었는데, 벗을 만나 즐겁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로 오는 두 번째 날에는 오롯이 혼자 걸었다. 전날 보지 못했던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을 보니 이곳에 와서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나기도 했다.


순례길은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함께일 때는 지치지 않고, 혼자일 때는 고요 속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 즐거운 점은 바로 순례길에서의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는 것이다.

출발할 때엔 주모경을 바친 뒤, 김동률의 ‘출발’을 듣는 것. 그리고 자기 전엔 감사일기를 쓰는 것.



내일은 3일 차에 접어드는 날이다.

맛보기로 했던 요가도 정식으로 다시 해보고, 새로운 길에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잘 걸어가고 싶다.


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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